
지난 8월 24일 29년 만에 자택으로 거처를 옮긴 윤석언 씨와 모친 이용기 씨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전신마비의 어려움 딛고 인간승리를 일군 중증장애인 윤석언 씨가 지난 6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52세.
윤석언 씨는 1991년 8월 23일 23살의 대학생 때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40일간의 혼수상태를 거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목 척수를 다쳐 목 아래 온몸이 마비돼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조차 힘들었다.
윤 씨는 낙담과 희망, 삶과 죽음이 수시로 교차된 절박했던 시기에 시를 쓰기 시작, 사고난지 10년 후인 2001년 말 ‘마음은 푸른 창공을 날고’ 라는 시집을 펴냈다. 사고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남다른 의지로 2011년 경희대 사이버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2015년 졸업했다. 2018년에는 하나님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담은 병상일기 ‘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를 출간했다. 2015년 월드미션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밟기 시작한 윤 씨는 5년 만에 졸업과 함께 학위를 취득했다.
하루의 호흡조차 보장할 수 없었던 윤 씨가 이 같은 인간승리를 이뤄낼 수 있었던 건 매 순간 변함없이 옆을 지켜준 모친 이용기 씨의 따뜻한 사랑과 헌신적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
이용기 씨는 “콜럼비아 소재 로레인 요양원 병상에 누워있던 석언이가 지난달 24일 집으로 거처를 옮겨 29년 하고 하루 만에 집에 돌아와 기뻤다”며 “그래도 2주간 집에 머물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윤 씨의 장례는 오는 10일(목) 오후 7시 엘리콧시티 소재 벧엘교회에서 가족 및 친지만 참석한 가운데 천국 환송 예배로 거행된다. 추모객을 위해 벧엘교회 웹사이트에서 실시간 온라인 장례예배를 중계한다.
한편 지역 한인들도 윤 씨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에 마음 아파하며 카톡 및 SNS 등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황보철 아리랑공동체 한글날추진위원장은 “윤 씨는 절망 속에서 투병하며 믿음과 소망, 사랑의 힘으로 승리의 삶을 살았다”며 “떠남에 마음이 아프지만 영원한 안식으로 천국의 기쁨을 누리기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향남 한인여성회장은 “그는 하나님의 축복 아래 30년 만에 집에 돌아와 가족의 따뜻한 사랑 속에 2주를 보내다 천국으로 떠났다”며 “이제 고통 없고 평안한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쉬기 바란다”고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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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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