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파라싸이트', '기생충' 이 요즘 화제다. 미국의 한 영화감독이 '기생충'이란 영화가 미국에서 주목받게 된 주요인은, 현재 미국의 사회 상황과 일치하는 점이 많아서라고 하는 걸 들었다. 미국은 지금 계층간의 문제가 심각히 떠오르고 있고, 특히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미국인에게 적잖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한 개인의 의견이라고 그저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이 중에겐 울림이 있었다. 영화 평 때문이 아니라, 계층 간의 문제에 대한 포인트 때문이다. 아시는지. 요즘 아이들은 기존 세대들이 쓰고 있는 아날로그시계, 즉 시계 바늘이 시,분,초를 가리키는 그 시계를 읽을 줄 모른다고 한다 ! 당연히 시계방향으로 돈다든가, 시계바늘처럼 움직인다, 같은 정서도 이해 못한다고 봐야한다. 그런 그들에게 시계 볼줄 알아야 한다고 야단칠 수 있을까. 하면 '꼰대' 소리나 들을 것이다. '꼰대'엔 여러 의미가 있지만, 가장 근접 뜻은 '자신이 항상 옳고 남은 틀렸다고 믿는, 권위적인 어른'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꼰대'라는 말을 뱉는 이도, 듣는 이도, 사실은 같다. 신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자신들을 모르면서 참견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도 기성세대를 모른다. 두 세상 사이의 간극은 단지 시계를 볼 줄 아냐 모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전혀 다른 종족처럼, 먹고, 보고, 하고 산. 업이 다르고, 사는 세상이 다르다. 이 다름,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데, 이걸 내가 옳다,는 식으로 몰고 가면 문제가 된다. 한쪽의 문제가 아니라 쌍방과실이다. 엔극과 엔극처럼 서로 거세게 밀어내는 것이다. 이 충돌은 화를 낳고, 손실을 낳고, 회복 불가능의 생명 위협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사례들을 남녀, 노소, 빈부, 갑을...수많은 계층간의, 세상간의, 서로 다름에 대한 폭력, 공격, 미움, 비난, 따돌림 같은 것으로 이미 지금 충분히 겪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며 괴롭다. 이 괴로움을 벗자, 는 것이 불교의 깨달음이다. 불교에선 나를 깨달아 알자, 깨달음. 깨달음, 깨달음, 지겹도록 얘기하지만, 정작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 건지, 많은 이가 모르고 있다. 그래서 왜 깨달아야하는지 그 필요성도 모른다. 깨달음은 내가 좋고, 내가 편한 쪽이 진리라고 믿고, 주장하고 싶은, 그 세상이 틀렸다, 를 알자는, 아주 간단한 일이다. 당신이 그토록 당연히 여기는 풋볼을 전혀 모르는 세상을 사는 이도 있다는 것을 알자,이다. 그게 싫고, 그런 '너'가 틀렸다고 하는 '나'를 떠나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중도'다. 중도의 세상에서 보면 아무도 옳지 않다. 아무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모두가 내 생각이 옳다고 하는 것이 틀렸을 뿐이다. 그 이면엔 꼰대세상이 숨어있다. 나는 속이고 사기쳐도 되고, 그런 나를 너는 무시해선 안되고, 식의 아만이다. 깨침은 그 생각이 틀렸음을 알고 벗어나는 일이다. 그곳엔 시비도, 꼰대도, 충돌도 없다. 자유다. 행복이다. 부처님은 '일즉일체다즉일' 이라 하셨다. 하나는 곧 여럿이요, 여럿은 즉 하나, 이다. 연기세상에서 보면 우리는 하나이다. 햇빛, 공기, 물, 땅, 곡식, 사람 ...모두가 연계되어 있어 가를 수도 없다. 세상이 다 내몸인데 맘에 안들고 보기 싫다고 잘라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몸을 가르면 가를수록, 피흘려야 할 고통이 더 늘어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나'를 내려놓으면, '우리' 가 보인다. 올해는 꼰대세상에서 연기세상으로.
<동진 스님 / SAC 영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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