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이었던가? 미국 방송 TV에서 판다 곰 베이베이 소유권이 중국에 있다며 워싱턴 동물원에서 이제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며 무슨 큰 이별이나 되는지 꽤나 비중 있게 뉴스를 다루었다.
판다라는 곰은 동물 중에서 좀 특이하다고나 할까, 아니면 재미있게 생긴 동물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게 유난을 떨 정도는 아닌데 하면서 난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그 판다에 대한 나의 가치판단은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번식, 종족보존 등에서 열등하다고 할까? 바보 같은 놈이니 사람들이 동정을 해서일까? 아니면 중국이 원산지라서 그런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같은 시점에 한국 언론이나 정부가 도를 넘게 뉴스화 하는 것이 있었다. 금강산이다. 얼마 전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이곳 워싱턴에 와서 금강산을 들먹이더니 이제는 금강산에서 현 건물 철거를 내민 북한 김정은의 말 한 마디에 금강산 개발 참여니 어쩌니 하면서 야단이다. 금강산이 그렇게 대단한가?
오랜 이야기이지만 나도 금강산을 갔었다. 기억에 남은 것이라고는 서커스 공연이 좋았고, 평양 관광대학(?) 접대과를 졸업한 아가씨가 길가에서 파는 1불짜리의 영양실조가 든 것 같고 볼품없는 꼬마 군고구마 두 개, 그리고 한 병에 2불짜리 도수가 높은 맥주가 기억에 남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 관광대학 접대과를 졸업한 아가씨와 대화라는 호기심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전압이 낮아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아 한참 기다렸던 일, 마치 내가 구걸하다시피 금강산을 보러 온 사람처럼 여기면서 거들먹거리면서 꼭 자비나 베푸는 듯 하는 금강산 입국(?)에서의 북한 군인의 행패(?), 길가에서 싸구려 풍경화 팔던 여인들, 그저 그런 맛없는 음식, 무엇보다 소위 관광 유흥지에서 있어야 할 재미가 없는 무미건조한 저녁 시간 등으로 관광지로서 그리고 유흥지로서 별 볼일 없었던 것이 나의 기억이다.
사실 그것 보다 바로 그 해에 나는 중국 장가계에 갔었다. 그래서 금강산관광과 비교가 되었다.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장가계가 금강산보다 경관뿐만 아니라 금강산의 서커스를 능가하는 쇼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훨씬 좋았다.
또 비용 면에서도 오히려 하루 더 호텔에 머무는 것을 생각하면 저렴했다. 더 나아가서 이곳저곳 세상 구경을 제법 한 나로서 감히 이야기 하건데 금강산이 세계의 아름다운 산들의 서열을 매긴다면 50등 아니 100등 안에 들까 생각을 하다 어쩌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처음부터 금강산 관광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곳저곳 정부의 주변 단체 등에서 보조금을 주면서 단체 관광 추진을 넘어 종용을 한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다시 말해서 금강산을 핑계로 북한 퍼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북한의 김정은이 금강산 관광 운운하고 있다. 사실 금강산은 거듭 이야기하지만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보자면 세계지도상 관광지로서 좋은 위치가 아니다. 또 금강산이란 경관 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손꼽을 만큼 뛰어나게 아름답다고 하기엔 부족하다. 그리고 유흥지로 보자면 시설, 노하우, 인적자원에서 마카오나 라스베가스 등 세계 유명 유흥지를 따라잡기란 10-20년 내에는 불가능 하다고 본다. 그러니 필경 그저 그런 시설 지어놓고 한국이나 중국을 호구 삼아 와서 돈 좀 뿌려 달라고 조르던지, 협박하던지, 외교 줄타기를 하던지 할 것 같다.
나는 바보같이 줄 것 주면서 생색 안 나는 금강산 관광은 반대한다. 그냥 북한 사람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주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 오히려 개성공단 같은 남북한 상호 이익이 되는 것, 이런 것을 고려함이 좋을 듯하다. 결론적으로 금강산을 과대포장해서 북한 퍼주기를 정당화 하는 것은 세계의 관광지를 그런대로 여러 곳 돌아본 나로서는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고 그리고 역으로 그런대로 아름다운 금강산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다. 금강산 과대포장을 그만 두기를 바란다.
<이영묵 /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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