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올해 '괴물의 시즌'을 같이 도모한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과 찰떡 호흡을 이루고 완벽하게 부활했다.
류현진은 14일 뉴욕 메츠와 벌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서 신인 윌 스미스 대신 마틴과 모처럼 배터리를 이뤄 7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내용을 합작했다.
삼진 6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1개도 주지 않았다. 안타는 단타만 2개를 맞았다.
최근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95로 급격히 무너진 류현진에게 마틴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류현진은 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열흘간 투구 밸런스 회복과 타자 연구에 몰두한 뒤 다시 마운드에 섰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올해 류현진의 역사적인 시즌을 함께 이끈 마틴에게 안방 마스크를 씌웠다.
마틴은 초반부터 류현진에게 빠른 볼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보통의 스트라이트 존보다는 약간 높은 스트라이크를 원했다.
류현진은 자로 잰듯한 제구로 마틴의 미트에 공을 집어넣었다.
속구,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볼 대신 류현진과 마틴은 빠른 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two pitch)로 1회를 가볍게 넘겼다.
1회에 던진 공 15개 중 속구와 체인지업이 7개씩이었고, 1개는 속구 계열의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부진의 원인으로 체인지업 제구를 거론한 류현진은 비교적 높은 직구와 타자 무릎 쪽을 파고드는 체인지업의 낙폭을 활용해 메츠 타선을 봉쇄했다.
전체 투구 수 90개 중 속구가 39개, 체인지업이 28개로 비중은 74%에 달했다.
류현진과 마틴은 2회부터 느린 커브(6개)를 섞었고,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부턴 컷 패스트볼(14개)과 슬라이더(3개)를 가미해 타자들의 눈을 현혹했다.
시선이 흔들린 메츠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을 훨씬 벗어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돌리는 등 류현진과 마틴 배터리의 의도대로 움직였다.
류현진은 취재진이 부진의 원인으로 스미스와의 궁합을 지적할 때마다 "스미스는 좋은 포수이며 좋지 않은 결과는 투수인 내 책임"이라고 후배를 감쌌다.
그러나 이날 '재기 도우미' 마틴과의 호흡을 보면, 포스트시즌에서도 마틴과 배터리를 이루는 게 류현진과 팀에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류현진은 올해 마틴, 스미스, 오스틴 반스, 로키 게일 4명의 포수와 공을 주고받았다.
그중 마틴과 가장 많은 19경기에서 합을 맞췄다.
마틴이 마스크를 쓴 123⅔이닝 동안 류현진의 자책점은 22점에 불과했다. 류현진과 마틴이 합작한 평균자책점은 1.60이다.
방망이 실력이 좋은 스미스와 호흡을 이뤘을 때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5.81이다.

메츠 디그롬의 번트 타구 수비하는 마틴(왼쪽) [AP=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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