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구를 이어가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번트에 무너졌다.

류현진은 26일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와 벌인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호투했다고 볼 수 있는 기록이다. 평균자책점도 1.76에서 1.74로 내려갔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류현진은 1-1 동점을 허용한 직후인 7회 말 2사 1, 2루를 남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불펜 조 켈리가 앤서니 렌던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류현진의 자책점은 더 올라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시즌 12승과 한미 통산 150승 달성을 눈앞에 둔 듯했지만, 순식간에 만루를 허용하고 실점까지 하면서 승수 추가를 다음 등판으로 미뤄야 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 종종 위기를 맞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2회 말 2사 1, 2루에서 빅터 로블레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4회 말에는 무사 1, 2루 이후 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6회 말에는 2사 1, 3루에서 커트 스즈키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워싱턴 입장에서는 기회를 번번이 놓친 셈이었다.

워싱턴은 7회 말 작심한 듯 번트 작전을 꺼내 들었다.

워싱턴은 4회 말 1, 2루에서도 하위 켄드릭이 번트를 시도했다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혔다.

그러나 7회 말에는 번트로 류현진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브라이언 도저는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 로블레스는 2볼-1스트라이크에서 기습적으로 3루수 쪽으로 번트를 대 안타에 성공했다.

워싱턴은 대타 헤라르도 파라를 내보냈다. 그런데 대타가 희생번트를 댔다.

이 번트 역시 3루 쪽으로 굴러갔다. 다저스 3루수 터너는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아쉬운 수비를 했다. 파라는 1루에 안착했고, 주자는 만루가 됐다.

류현진은 순식간에 무사 만루에 몰렸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트레이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잡았다. 저스틴 터너는 공을 잡아 재빨리 홈으로 송구해 실점을 막는 수비로 앞선 실책을 만회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류현진은 애덤 이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1 동점을 허용했다.

2루 주자 파라도 홈을 노렸지만,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가 날카로운 홈 송구로 역전을 막았다.

류현진은 한숨 돌렸지만 2사 1, 2루를 남기고 씁쓸한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