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새 전화상담 두 배 증가, 부스 28개로 늘려, 한인 상담원 6~7명, 한국어 테라피 운영 예정
▶ 1958년 미국 최초의 자살예방센터로 시작

22일 센추리 시티에 위치한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 본부건물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크리스토퍼 J. 하러(오른쪽 첫번째) 디디 허시 위원장과 LA 정계인사들이 테입 커팅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센추리 시티로 이전한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 본부 건물에서 상담원이 핫라인으로 걸려온 전화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자살로 인해 숨지려 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는‘디디 허시 자살예방센터’를 응원합니다” 2014년 자살한 유명 코미디언 존 리버스의 딸인 멜리사 리버스가 지난 22일 디디 허시 자살예방센터 신사옥에서 열린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한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LA 카운티 셰일라 컬 수퍼바이저를 비롯해 LA 정신건강국의 조나단 셰린 박사, 폴 코레츠 시의원 등이 참석해 디디 허시 자살예방센터의 본부건물 이전을 축하했다. 지난해 10월 센추리시티(10277 West Olympic Blvd.)로 확장 이전한 디디 허시 자살예방센터의 그랜드오프닝 행사를 다녀왔다.
센추리 시티 신사옥으로 확장 이전한 ‘디디 허시 자살예방센터’(Didi Hirsch Suicide Prevention Center)는 주 7일 24시간 핫라인을 통한 전화상담, 사별상담 프로그램, 그리고 자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942년 비영리기관으로 설립된 디디 허시 정신 건강 서비스(Didi Hirsch Mental Health Services)가 지난 1958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미국 최초의 자살예방센터이다. 지난해에만 1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디디 허시 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전화상담 및 채팅·문자 상담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5년간 73%나 증가한 수치다.
이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센추리 시티에 오픈한 신사옥은 총 3층으로 구성돼 2층은 사무실과 교육원, 3층은 전화상담 및 테라피 상담 공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테라피 상담 공간은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으로 1:1 주기적인 상담이 이뤄진다.
허시센터의 전문가들은 자살의 경우 절망감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살충동 순간에 전문가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자살을 실질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허시센터는 위급상황을 위한 한국어 전화라인(crisis line)을 개설해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위급상황 한국어 전화라인’은 1-877-7CRISIS(727-4747)으로 매일 오후 4시30분부터 새벽 12시30분까지 한국어를 구사하는 상담원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허시센터는 한국어와 영어가 구사가능한 상담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유급 상담사 모집에도 많은 한인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인터뷰] 캐롤라인 레비탄 자살방지 전화상담 핫라인 디렉터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 본부건물을 새 장소로 이전한 이유는
▲지난 5년간 전화상담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화상담이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에 더 큰 건물로 이전해 상담원을 비롯한 직원 수를 늘리는 등 대규모 혁신이 불가피했다. 새로운 건물은 이전 컬버 시티에 위치한 건물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다. 규모가 커진 만큼 직원 수도 두 배 이상 늘렸다. 이전에 14개에 불과했던 전화상담 부스도 28개로 늘어났다.
-자살예방센터 상담 인원은
▲60명의 상담 담당 직원과 2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6주간 90시간 트레이닝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4시간 이상씩 근무하며, 핫라인으로 걸려온 전화상담을 돕고 있다. 나이, 전공, 성별, 경력 등과 상관없이 21세 이상 성인이고, 자살예방센터의 트레이닝 교육을 이수한 자라면 누구나 상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
-한인 상담원도 있는가
▲한국어 구사를 하는 상담원이 6~7명 있다. 오후 4시30분부터 새벽 12시30분까지 한인 상담원이 핫라인으로 걸려온 한인들의 전화상담을 도맡고 있다.
-핫라인 전화의 상담 절차는
▲상담원은 전화를 건 상담자에게 먼저 어떤 언어로 진행되기를 원하는지 묻는다. 만약 상담자가 한국어 상담을 원할 경우,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에게 전화를 연결해준다. 이후 상담원은 ‘어떤 일로 전화를 걸었는지’ ‘어떤 일을 돕길 원하는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차근차근 묻는다. 그리고 상담자가 현재 자살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지 ‘위험 수준’(risk level)을 파악한다.
상담원은 상담자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열린 자세로 대화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상담자가 원할 경우 수일 내로 상담자가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팔로업(follow-up) 콜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실시하는 테라피(Therapy)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면
▲핫라인을 통한 전화상담은 20~30분 동안 비교적 짧은 시간 진행된다. 하지만 상담자에 따라 실제로 상담원과 만나 1:1 주기적인 상담을 원하기도 한다. 때문에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는 지난 10월 건물을 이전한 후, 전문상담을 제공하는 테라피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영어와 스패니시로만 테라피 상담이 가능하지만 한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조만간 채용할 예정이다.
상담자의 요구에 따라 일주일 혹은 격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등으로 테라피 상담이 제공되고 있다.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국 내 한인은 여러 인종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공동체 문화가 강한 한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이민생활에 적응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뿐만 아니라 1세대와 2세대의 소통단절 등의 문제를 겪으며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 한인들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만약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힘드신 분이 있다면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로 고민 없이 전화주길 바란다. 익명으로도 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이 누구인지 드러내지 않고도 고민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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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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