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정부의 ‘압셰르’ 앱 홍보 사진 [압셰르 공식 트위터]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남성 보호자가 여성의 출국을 감시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악용한다는 미국 언론의 비판에 대해 이 앱 덕분에 행정 업무가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내무부는 17일(현지시간) 낸 보도자료에서 "논란이 된 앱은 여성과 노인, 장애인을 포함한 사우디 국민이 160여 가지의 행정 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전자정부 플랫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앱으로 민원인이 관공서에서 끝없이 줄을 설 필요도 없어졌고 비효율적인 관료주의적 행정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사우디 국민은 이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전자정부 서비스에 접근해 시간을 아끼게 됐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이 앱으로 관공서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자동차 등록증 갱신을 비롯해 출입국 사전 심사, 비자 발급, 각종 수수료·과태료 납부 등 여러 정부 서비스를 '클릭 한번'으로 끝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내무부는 사우디 인구의 30%인 1천100만명이 이 앱을 설치했다고 집계했다.
사우디 정부가 유통한 '압셰르'라는 이름의 이 앱은 남성 보호자(아버지, 남편, 남자 형제 등)가 여성의 출국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때문에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사우디는 여성이 출국하려면 남성 보호자가 허락해야 한다.
이 앱을 설치하면 여성 가족이 공항 출국 심사대에서 여권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남성 보호자에게 문자 알람이 전송된다.
남성 보호자는 이 앱으로 딸이나 아내 등 여성 가족의 출국 여부는 물론 횟수와 해외 도착지, 이용 공항 등을 통제할 수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과 인권 단체는 이 앱이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최근 비판을 집중했다.
이달 11일 론 와이든 미 상원의원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앱이 사우디의 남성 보호자 제도를 강화한다면서 앱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이런 서방의 비판에 대해 17일 "남성 보호자가 여성의 출국을 허락하는 것이 사우디의 법"이라며 "이는 여성뿐 아니라 21세 이하의 남성도 마찬가지다"라고 일축했다.
사우디 국영신문 아랍뉴스는 17일 자에 "압셰르가 여성의 권리를 증진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라며 "트위터 설문결과 많은 여성이 남성 보호자의 압셰르에 접근해 출국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여성을 통제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자신의 압셰르를 여성 가족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향상됐다는 방증이다"라고 반론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압셰르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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