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쓴 음식을 싫어하는 것은 본능적 진화 탓
▶ 인내심 가지면 생물학적 변화 가능 입증

케일 같은 채소의 쓴 맛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쓴 맛을 덜 느끼도록 타액의 성분에 변화가 이루어진다. [사진 Ramin Rahimian/NY Times]
어린 아이들은 케일이나 브로콜리처럼 쓴맛이 나는 채소를 싫어한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나면 어느덧 그런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되고, 그 맛도 즐기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된 것은 채소 먹는 법을 배우거나 의지력으로 노력한 결과가 아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타액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쓴 화합물에 적응하고 결합하여 맛이 더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최근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발표된 이 연구는 코코아의 쓴 성분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사람의 타액은 쓴 맛이 덜 느껴지도록 만드는 단백질을 분비하도록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의 리더인 인디애나 주 퍼듀 대학 식품영양학 조교수 코델리아 A. 러닝은 “사람들은 쓴 맛을 싫어하지만 사실은 생물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6주 동안 64명의 참가자들에게 8온스짜리 아몬드 또는 코코아 우유를 하루에 세번씩 마시고, 마실 때마다 그 맛을 평가하도록 했다. 초콜릿 우유는 마실 때 쓴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첨가 설탕은 4%에 불과하다. 보통 식품점에서 파는 대부분의 초콜릿 음료에 함유된 첨가당과 비교하면 극히 작은 양이다.
참가자들의 쓴맛 등급이 감소함에 따라 연구진은 타액의 변화가 ‘합리적으로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는 지속되지 않았고, 계속 쓴 음식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
인간이 왜 쓴 음식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가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진화론 적인 것이다. 쓴 맛은 흔히 독성의 징후이며, 어떤 경우에는 잎이 많은 녹색 채소라 해도 너무 많은 양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쓴 맛을 본능적으로 거부하게 됐다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쓴 음식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러닝 박사는 말했다. 이런 채소는 인체 시스템을 자극하여 많이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타액 단백질이 쓴 화합물에 결합함으로써 음식 맛을 좋게 할뿐만 아니라 몸이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게 한다고 믿고 있다. 그로 인해 음식의 영양가를 보호하는지 감소시키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바나드 칼리지의 생물학 교수 존 글렌디닝은 과거에 쥐들에게만 수행됐던 연구가 사람에게까지 확장된 것이 흥미롭다고 말하고, 가벼운 혐오감을 주는 물질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단백질이 초콜릿의 쓴 성분과 결합한다고 해서 십자화과 야채에서도 반드시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고, 맛이란 종종 심리적 경험으로 여겨지지만 특정 음식에 대한 관용을 개발하는 능력은 입과 뇌 모두의 신체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적응은 생물학적이라고 지적한 그는 닥터 러닝의 연구는 새로운 관용 메커니즘을 밝혀냈기 때문에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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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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