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뎅기열 감염 경험 없는 사람엔 ‘심각한 증상’ 경고…접종자 7만명 이상 해당

뎅기열 예방 백신에 대해 설명하는 프란시스코 두케 필리핀 보건부 장관[AP=연합뉴스]
필리핀이 어린이에 대한 뎅기열 예방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뎅기열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이 백신을 맞으면 뎅기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어린이는 7만 명 이상으로, 부모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일 GMA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전날부터 공립학교의 9세 이상 학생을 위한 뎅기열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는 프랑스 백신업체 사노피파스퇴르가 지난달 29일 자사의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를 뎅기열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투약하면 심각한 증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뎅기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뎅기열은 최장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 열, 근육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하면 숨질 수 있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4월부터 지금까지 어린이 73만3천여 명에게 사노피파스퇴르의 뎅기열 백신을 접종했다. 이 중 90%는 백신 접종 이전에 뎅기열이 걸린 적이 있고 나머지 10%는 그렇지 않다고 보건부는 밝혔다.
필리핀은 2015년 12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백신을 승인했으며 대규모 접종에 나선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지난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과 미국 존슨홉킨스보건대학원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이 뎅기열 백신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환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뎅기열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백신이 1차 감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후 모기에 물려 다시 감염될 경우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자연적으로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에게만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프란시스코 두케 필리핀 보건부 장관은 "심각한 증상은 백신 접종 2년 6개월 뒤에나 나타날 수 있는 것 같다"며 "학부모들은 불안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보건부는 백신을 맞은 어린이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세계보건기구(WHO), 사노피파스퇴르와 협의해 후속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필리핀에서는 35억 페소(756억 원)가 투입된 이번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성급하게 도입했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상원은 백신 도입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할 움직임을 보인다. 반부패·범죄 운동단체인 VACC는 "어떤 흉악범죄보다 나쁜 짓"이라며 백신 구매에 대한 조사를 법무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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