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년 억울한 옥살이에 1,500만 달러 배상
▶ 1984년 패사디나서 전 여친 전 남편 살인혐의로 체포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1,500만 달러 배상 합의를 승인한 지난주 프랭크 오코널이 자신의 표현대로 ‘씁쓸하고도 달콤한(bitterseet)’ 순간을 가족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2012년 재심 때 법정에 선 프랭크 오코널
거의 30년에 걸친 법정 투쟁 끝에 프랭크 오코널은 마침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 줄 소식을 들었다.
그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았다고 끊임없이 주장해온 살인 혐의로 27년을 철창에 갇혀 살았다. 결코 되찾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을 잃어버린 것이다. 특히 4살 어린 아들이 훌쩍 어른으로 자라버린 성장기를 놓쳐버렸음을 그는 아쉬워했다.
그러나 지난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쉐리프국을 상대로 제기한 그의 민권소송에서 1,500만 달러 배상금 지급 합의를 승인, 오코널의 길고 험했던 여정은 막을 내렸다.
가족과 변호팀에 둘러싸여 축하를 받는 오코널이 선 곳은 패사디나 법원 앞. 32년 전 사우스 패사디나 아파트 단지에서 한 남자를 총격 살인한 혐의로 그가 유죄 선고를 받은 바로 그 법원이었다.
“지금이 내겐 씁쓸하고도 달콤한 순간”이라고 오코널은 아들 닉을 곁에 두고 서서 말했다. “이젠 과거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내가 감옥에 갇혔을 동안 내게 일어난 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80세의 어머니 로즈마리 오코널은 울음을 터트렸다. “지금은 내 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이 법원 앞을 지날 때마다 수많은 기억이 떠올랐었다”
이번 배상 합의는 최근 LA카운티 내 배상 중 최고 금액의 하나라고 오코널 변호팀은 말했다. 1989년 이후 LA카운티의 63명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주에서 최소한 180명이 선고 무효 판결을 받았다. LA 케이스의 경우 상당수가 증인의 오인이나 착각 등이 무효 판결의 근거가 되었다.
금년에만 LA카운티 법원은 4건의 재판에 대해 선고 무효 판결을 내렸으며 그중 3명의 피고는 무죄 판결까지 받았다.
2012년 재심 판사가 오코널의 석방을 결정한 것은 쉐리프국 형사들이 원심에서 오코널의 무죄를 입증할만한 증거 공개를 안했다는 것을 발견한 후였다.
오코널 유죄의 주요 근거는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오코널을 범인으로 지목한 한 주민의 증언이었다.
1984년 1월5일 오코널은 제이 프렌치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정비사인 프렌치는 당시 전처와 아들을 놓고 치열한 양육권 싸움을 벌이던 중이었다. 쉐리프국은 초반부터 27세 목수인 오코널을 의심하고 있었다.
프렌치의 전처인 진 라이언은 형사들에게 오코널이 자신과 동거한 적이 있으며 잠깐 연인 관계였다고 말했다. 거기에 더해 사건의 목격자가 형사들에게 프렌치가 총에 맞은 후 “이건 내 전처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법정 서류는 밝히고 있다.
오코널은 증인이 말한 키가 크고 마른 금발이라는 범인의 인상착의에 들어맞았다. 검찰의 주요 증인은 총격이 발생한 스테이트 스트릿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인 대니얼 드룩커였다. 드룩커는 포토 라인업에서 오코널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오코널이 살인범인 것을 확신한다고 증언했다.
글렌도라 하이스쿨 풋볼선수 출신의 오코널은 사건 발생 1년 후 유죄평결과 함께 25년에서 종신형까지의 형량을 선고받았다.
감옥에 들어온 후 다음 27년 동안에도 그는 끊임없이 무죄를 주장했다. 부당선고를 받고 도움을 요청하는 기결수들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관인 ‘센추리온 미니스트리즈’에게 편지도 보냈다. 그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다.
“난 그가 무고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는 센추리온의 사무국장 케이트 저먼드는 검찰의 스타 증인 드룩커가 총격장면을 똑똑히 보지 못했으며 당시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드룩커도 저먼드에게 오코널을 범인으로 지목하도록 형사들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2012년 재심 히어링에서 판사는 오코널의 석방을 결정했다. 형사들이 부적절하게 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을 수 있으며 검찰이 피고에게 유리한 증거를 변호인단에 넘겨주도록 명시한 브래디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를 변호인단에게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증거들 중에는 프렌치의 전처가 오리건에서 청부 살인자에게 전 남편을 죽여 달라고 7,000달러를 지불했다는 익명의 전화제보도 포함되어 있다. 또 전처의 또 다른 보이프렌드가 몇 년 전 프렌치를 죽이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금발의 키가 큰’ 범인의 인상착의에 들어맞는 그 보이프렌드에 관한 정보도 형사들은 변호인단에 넘겨주지 않았다.
오코널 석방이후 검찰은 아직 아무도 기소하지 않은 상태로 1984년 패사디나 총격 살해는 미제 사건으로 남겨져 있다.
59세의 오코널은 현재 콜로라도에서 자동차 정비 일을 하고 있으며 석방 후 지난 5년은 아들과 가깝게 지내는데 보내왔다. 석방 이후 삶의 단순한 것들을 다시 배우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는 그는 “이젠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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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LA타임스 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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