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 경매 전문가 “중국 소프트 파워의 표현” 진단

중국 고지도
유럽 미술품과 클래식 시계 열풍에 이어 이제는 중국 고미술품들이 돈 많은 중국인 수집가들에게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되고 있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외국인들이 사서 소장하던 고지도나 고서적 등 중국 고미술품들을 '낚아채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심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유산의 역할을 강조하기 시작한 이래 커졌다고 딜러들은 전했다.
홍콩에서 매년 중국 도서전을 여는 런던의 고서적상 버나드 콰리치의 앤드리아마조치는 "중국인 일부 구매자들은 중국의 과거가 약탈당했다고 느끼면서 역사의 일부를 되사고 싶어한다"며 "예전에는 중국 고미술품에 대한 관심은 홍콩 주민과 중국인 해외동포에 국한됐었지만 최근 몇년 사이 중국 본토 고객들이 점점 더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런던 크리스티 경매의 아시아미술 부문 대표인 조너선 스톤은 지난 수세기에 걸쳐 전 세계 수집가들이 사들였던 그림, 조각, 다른 아이템 등 중국 고미술품을 되찾는 "욕구와 능력"이 중국인 수집가들 사이에서 커져 왔다고 말했다.
이런 새 흐름은 투자수익 기대 이외 자신들의 위대한 미술품들을 되찾으려는 애국적 자극으로 주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 상반기 크리스티 경매의 아시아 미술품 판매실적은 4억3천100만파운드(약 6천500억원)였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의 두 배에 해당한다.
홍콩 페어에 나온 중국 고미술품을 보면 원나라 초대 황제 쿠빌라이 칸 시절 지폐를 찍는 데 사용됐던 13세기 판목이 25만파운드에 매물이 나왔다.
매물을 내놓은 호주 딜러 더글러스 스튜어트는 "중국 수요가 오르고 있다. 특히 고가품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고서적상인 헤르만 HJ 린지&선의 윌리엄 슈나이더는 14세기 중국 지폐를 1만5천 달러에 내놨는데 지폐 인쇄 분야에서 중국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수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유럽에서는 첫 은행 지폐가 17세기까지는 생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지도 역시 중국인 수집가들의 관심을 끄는 아이템이라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딜러인 베리 루더만은 말했다.
루더만은 지난해 2만4천달러를 주고 산 17세기 세계 지도를 중국인 구매자에게 20만달러 넘는 가격에 팔았다. 이 지도는 예수회 목사 마테오 리치가 중국 베이징에서 만든 지도다.
그는 "중국인 수집가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뭐든지 지난 몇 년 새 가치가 폭발적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불길한 것들로 여겨 찾지 않던 무덤에서 발굴된 단지들도 이제는 중국인 수집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티 경매의 스톤은 이런 붐이 중국 부호 류이첸(劉益謙)의 상하이 룽(龍)미술관 등 중국인 개인 미술관 출현 흐름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봤다.
룽미술관은 600년 된 티베트의 타피스트리를 4천500만 달러에 샀고 15세기 도자기 컵 하나를 3천600만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스톤은 이런 열기는 중국 정부에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궁전미술관이 4억5천만달러를 들여 홍콩에 새 미술관을 짓는 것을 허가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중국 소프트 파워의 표현" "중국의 출현" 등으로 평하고 "중국 정부가 미술과 문화를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다. 중국 발전 전략의 하나"라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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