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에 있어 교장만큼 중요한 역할도 없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교장이 그 교사들을 이끌고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페어팩스 카운티를 방문하는 한국의 교육관계자들이 종종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이 곳 교장들 중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제법 된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곳에는 30대의 교장들도 많다.
나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오랜 경험이나 연륜에는 물론 상당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교장들은 은퇴 정년 때문에 그런 경험과 연륜을 얼마 사용하지 못한다. 그것은 교육자원의 낭비이기도 하다. 또한 오랜 경험과 연륜에 의존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나 변화에 대한 적응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거나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젊은 교사라도 잠재된 교육행정 능력이 보인다면 일찍 발굴해서 훈련 시키는 것을 지지한다.
물론 모든 교장들을 30대에서 선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곳에서도 대부분의 교육자들이 은퇴연금 제도에 따라 60세 정도에 은퇴한다고 본다면 교장들의 나이가 30대부터 50대까지 골고루 있는 게 좋다. 그래야 교장들끼리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할 때에도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다.
30대에 교장이 된 사람들을 보면 보통 평교사로 몇 년 일하다가 일찍부터 교감직에 관심을 둔 경우이다. 이 곳에서는 교감이 되기 위해 반드시 채워야만 하는 정해진 필수 교직 기간이 없다. 따라서 교사 생활을 시작해 단 몇 년 만에도 지원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22세에 대학을 졸업해 교사직을 시작했다고 하자. 2년 정도 가르치다가 저녁과 방학기간을 이용해 행정직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교육행정 석사과정을 밟을 수 있다. 열심히 하면 2-3년 정도에 끝낼 수 있다. 그 사이에 학교에서는 기회가 되는대로 지도력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자원할 수 있다. 때로는 학교 교장이 교사의 잠재력을 보고 그런 기회를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그런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나중에 교감직이나 교장직에 도전할 때 이력서 작성이나 면접에 도움이 된다.
물론 교감직에 도전한다고 모두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면접은 여러 번 해 보아야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래서 교감직 도전은 여러 차례 도전할 각오를 해야 한다. 교사직 5년차 때 부터 교감직에 도전해 3년 정도 후에 교감직을 얻게 된다면 겨우 30세 나이이다.
일단 교감으로 일하기 시작하면 보통 한 학교에 오래 있는 것 보다 2-3개의 다른 학교들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부유한 지역 학교에서 있었다면 그 다음 학교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많은 학교를 권하고 싶다. 또한 소수인종 학생들이 별로 없었던 곳에서 일 했다면 그 다음에는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있는 곳도 고려해 봄직 하다. 이렇게 2-3 학교에서 5-6년 정도 근무하면서 자리가 날 때 교장 자리에 도전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교장직에 대한 도전도 여러해에 걸쳐 해 보아야 한다. 그렇기에 처음에 서류 심사나 면접 과정에서 탈락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신 노우하우 터득 기회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교감직 시작 후 빠르면 5년차부터도 교장이 될 수 있다. 나는 그 보다 더 일찍 되는 경우도 보았다. 그렇게 본다면 30대에 교장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두가 교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자리가 자주 나지도 않고, 더욱 훌륭한 지원자가 나올 경우 본인에게까지 차례가 안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행정직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은 두려워 하지 말고 일찍부터 시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한인 교사들은 더욱 그렇다. 교사 가운데서도 아시아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교감, 교장과 같은 고위급 교육행정가들은 특히나 더욱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모든 교사들이 교감, 교장 등의 교육행정가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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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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