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15세 미만 추월… 60대 이상‘그레이 보터’1000만명
▶ ‘탄핵’으로 젊은층 열기 높아져 상쇄, 선거권 연령 18세 인하 주목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 현상이 조기 대선의 승부에 미칠 영향에 정가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한국의 만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가 만 15세 미만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3.26% 증가하면서 700만명에 육박한 반면 15세 미만 인구는 2.06% 줄어 7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또 60대 이상 유권자가 사상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고령층 유권자 이른바 ‘그레이 보터’(Gray Voter)의 표심이 19대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169만6,216명으로 전년의 5,152만9,338명보다 0.32%인 16만6,878명 늘어났다고 18일 밝혔다. 65세 이상 인구는 699만5,652명으로 1년 전의 677만5,101명보다 22만551명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13.1%에서 지난해 말 13.5%로 커졌다.
반면 어린이 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 15세 미만 인구가 7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연령대 인구는 지난해 말 691만6,147명으로 2015년 말의 706만1,513명보다 14만5,366명 줄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7%에서 13.4%로 낮아졌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과 15세 미만 어린이의 비율이 역전된 것은 행정자치부가 2008년 주민등록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전체 인구의 73.1%를 차지하는 만 15∼64세 인구는 3,778만4,417명으로 같은 기간 9만1,693명(0.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인구 중 40대가 17%로 가장 많았고, 50대 16.3%, 30대 14.6%, 20대 13.1%, 10대 10.6% 등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한편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올 봄에 조기 대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60대 이상 ‘그레이 보터’가 사상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기준 유권자 숫자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유권자는 총 1,013만4,728명이었다.
전체 선거인 4,232만329명의 23.9%를 차지했다. 5년 전 2012년 18대 대선에서 60대 이상 유권자는 842만8,748명으로 전체의 20.8%였다. 5년 만에 60대 이상 유권자가 170만명 이상 늘어나게 된 것이다.
고령층의 위력은 18대 대선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2030세대 등 젊은층 유권자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밀렸지만 5060세대 특히 60대 이상의 실버 세대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게다가 ‘그레이 보터’의 투표율이 ‘2030세대’ 투표율보다 훨씬 높았다.
전체 투표율이 75.8%였던 18대 대선의 경우 50대(82%)와 60대 이상(80.9%)의 투표율은 80%를 웃돌았으나 20대(68.5%)와 30대(70.0%)의 투표율은 70% 이하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그레이 보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여론조사전문가는 “이번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젊은층의 정치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커졌다”면서 “세대별 투표율 차이가 이번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선거권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자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면 선거권자가 62만명 가량 늘어나게 돼 대선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젊은층의 야권 주자 지지율이 높다는 점을 의식한 야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33개국이 18세부터 선거권을 주고 있다”면서 선거권 연령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고교 3년 교실이 정치판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면서 선거권 연령 인하에 소극적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대통령 등 주요 공직에 65세 정년을 도입하자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표 의원의 주장은 범여권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나이가 72세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은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김광덕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