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쓴 김난도 교수가 책을 쓰기 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당신 인생의 전성기는 몇 살 때일 거라고 생각합니까?”가장 많은 23%가 29세라고 대답했고, 그 다음으로는 28세 (11%), 35세 (10%) 순이었단다.
요즘 평균 수명을 80으로 보니 30세라 해도 아직 절반도 살지 못한 나이이다. 김교수는 책에서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다. 그래서 늦가을 고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 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고 썼다.
30세에 전성기를 맞으려니 조급하고 불안한게 청춘이다.
인터뷰의 여왕, ABC 최고의 앵커 중 하나로 바바라 월터스가 꼽힌다. 바바라 월터스는 대통령이나 총리, 각료, 인기 연예인 등 당대의 뉴스 메이커들과 직접 인터뷰를 했고 그 인터뷰 자체가 특종이었던 경우가 빈번했다.
무하마드 안와르 엘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와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 여사 등은 모두 월터스가 ‘최초’로 인터뷰한 사람들이다.
놀랍게도 그녀가 첫 메인 앵커로 뉴스를 진행하기 시작한 나이가 45살이었다. 그리고 2년 전 은퇴할 때 그녀의 나이는 85세였다.
요즘 아이돌 가수처럼 10대에 이미 최정상에 오른 친구들도 있고, 강태공처럼 80이 넘어서야 겨우 관직에 오른 이도 있다. 20대에 전성기를 맞이하는 모델들도 있고, 40대가 되서야 전문직으로 왕성한 활동을 인정받는 의사, 변호사 들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였을까.
맨 처음 유럽 여행을 하며 세상이 넓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낀 20대 초반이나, 첫 애를 가졌을 때 들뜨던 30대 초반이 있긴 하지만 언제가 전성기였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한창 일 많이 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을 때도 가장 바빴던 시절이었을뿐 전성기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그만두게 되어도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닐터. 은퇴 뒤에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 노인 문화 프로그램의 사회를 보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내 인생에서 보여주지 못한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고, 전혀 새로운 삶을 살며 삶의 정점을 경험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의 절정이나 전성기를 기대하지 않으려 한다.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내게 충실하고 싶다. 물론 그 시간을 부질없는 욕망이 아니라 평화롭고 재미있는 일에 투자하며 늙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알고 보면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모르는 것을 과감히 인정하며, 궁금한 것을 솔직히 물어볼 수 있는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 가는것이 내 목표다.
단지 열정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이를 방패로 타협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사람을 대할 때나 관심 분야를 접할 때 늘 살아 있는 눈빛이었으면 좋겠다.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중에서.
아, 칠순에 꽃이 피어 화려한 생활을 보낼 내 미래가 기대된다.
<
지니 조 마케팅 교수·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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