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것 시도하는 ‘도전정신’만이 건강 비결
화려한 패션쇼장에서 갑자기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젊고 예쁜모델이 등장해서가 아니다.
올해 80세를 맞이한 백발 할아버지가 런웨이에 등장하자마자 관개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는다. 패션쇼장을 찾은 관객을 더욱 열광시킨 것은이 할아버지 모델이 상의를 벗고 등장했다는 것.
상의를 벗었지만 젊은 모델 못지않게 섹시한 근육은 웬만한 의상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날 패션쇼의 대미를 장식한 할아버지 모델의 주인공은 바로 1936년생 왕더슌할아버지다. 왕 할아버지는 최근 인구 고령화로 노인 국가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중국에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하면서 아이돌 못지 않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왕 할아버지가 패션쇼장을 찾은 것은 인기를 실감하기 위해서 아니다.
“사람들은 원하기만 한다면 인생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왕 할아버지는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한다. 모델로 변신한 것 역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기 위한 일환 중 하나였다.
왕 할아버지가 80세에도 피트니스트레이너와 같은 멋진 몸을 자랑할수 있는 것은 꾸준한 운동 덕분이다.
어릴 적부터 수영을 해 온 할아버지는 지금도 매일 0.5마일씩 수영하는것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집근처 체육관에서 젊은이들 틈에 섞여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왕 할아버지가 지난해 북경 798예술거리에서 열린 디자이너 후스광의 패션쇼에 모델로 참석한 뒤부터 팬덤이 광풍처럼 형성됐다. 팬덤층은 남녀노소를 직업고하를 가리지 않고다양한 층으로 이뤄졌다. 왕 할아버지를 존경한다는 50대 공연예술가시아오 루는 “ 나도 몸으로 예술을 표현하지만 일정 연령이 넘어서면서부터 표현력이 감소하는 것을 느낀다”며 “로뎅의 조각을 연상시키는 할아버지는 조각같은 몸뿐만 아니라 훌륭한 정신의 소유자”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극찬했다.
중국 내 소셜 미디어도 왕 할아버지때문에 난리법석이다. 할아버지의웨이보 계정에는 ‘할아버지는 저의우상입니다’ ‘할아버지 복근이 너무멋져요’와 같은 칭찬의 글이 수천개나 달려있다.
현재 중국 역시 한국처럼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젊은층 노동력 감소 문제를 우려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급기야 35년간 유지해온 한 자녀정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로 불리는 연령대는 비교적 낮다. 일반 직종에 근무하는 여성은 50세, 공무원은 55세, 대부분의 남성은 60세가 은퇴 연령이다. 5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손자, 손녀를 둔‘ 진짜’ 할아버지, 할머니들도많다. 이때부터 좋든 싫든 노인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중국 사회다. 이런 중국 노인들에게 왕 할아버지는“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사람의 정신 상태가 더 중요하다. 자연적으로 나이를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신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라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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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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