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부고속도 관광버스 불 10명 사망·8명 중경상

사고버스가 폭탄을 맞은 것처럼 앙상한 철구조물 뼈대만 남아 사고 당시 처참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
한국에서 단체 해외여행을 다녀오던 퇴직자 부부들이 탄 관광버스가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불길에 휩싸이면서 10명이 숨지고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울산 석유화학업체 한화케미컬의 1979년 입사동기들로, 모두 4~5년 전 퇴직한 뒤에도 정기적으로 부부동반 모임을 갖고 우의를 다져온 사이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국 경찰에 따르면 한국시간 13일 오후 10시11분께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경주 IC 방향 1㎞ 지점을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 나 전소됐다.
이 불로 운전기사와 승객 등 탑승자 20명 가운데 10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숨졌고, 나머지 10명은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으나 이 가운데 7명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사고가 난 버스에서 승객을 구조하려던 시민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태화관광 소속인 이 버스는 중국 여행에서 돌아온 이들을 태우고 대구공항을 출발해 울산으로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희생자는 모두 50대 중반부터 70대 초반이었다. 원모(54)씨 부부는 대구에서 먼저 내려 화를 면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 조수석 쪽 타이어가 갑자기 파열되면서 차체가 오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으며 200여m를 질주한 탓에 마찰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고속버스 기사 정모(46)씨는 “사고 구간이 도로 확장공사 중이어서 중앙분리대와 2차로에 차선 분리대가 하나 더 있었는데, 불이 난 관광버스는 차선 분리대를 100m 이상 긁으며 달린 것 같았다”며 “승객 몇 명이 울면서 빠져나온 후 ‘펑’ ‘펑’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버스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 발생 50여분 만인 오후 11시1분 버스에 난 불을 진압했지만, 인명피해가 컸다. 특히 콘크리트 분리대에 막힌 차문을 열지 못해 탈출이 지연되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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