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현실적 할당량에 현장요원들 고통 AI가 알려준 정보로 엉뚱한 체포도

뉴욕에서 벌어진 반이민 정책 반대 시위 모습.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 강도를 높이면서 이민 단속 전담기구인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내부에서 실적 압박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 응한 ICE 전·현직 요원 9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실적압박 탓에 현장 요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이민 단속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높아진 단속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범죄 기록이 없는 단순 불법 체류자는 물론 영주권자, 합법 비자 소지자까지 체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요원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 5월 ICE 회의에 참석해 하루에 3,000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그가 제시한 ‘하루 3,000명 체포’ 목표치는 트럼프 2기 첫 100일 동안 하루 평균 체포자 수(665명)와 비교하면 4배가 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연간 100만명 추방을 약속했음에도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자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비현실적인 목표치가 부여되자 현장에서는 ‘마구잡이식’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ICE요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사복차림으로 거리와 주차장, 학교, 교회, 법원 인근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모습이 포착돼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UC버클리 로스쿨의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6개월 동안 ICE가 체포한 사람 중 범죄 이력이 없는 단순 불법체류자는 하루 221명으로 나타났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의 하루 80명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 중의 최악인 사람들”을 추방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현장에서는 실적 달성을 위해 범죄자를 특정하는 기존 기조를 포기하고 무작위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인공지능(AI)이 알려준 잘못된 주소를 믿고 급습했다가 엉뚱한 사람을 체포하는 사례도 나왔다.
몇몇 도시에서는 분노한 주민들이 ICE 요원들에게 신분을 밝히라고 요구하거나 거리에서 내쫓는 경우도 있었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체포 방식에 대해 SNS와 대중의 비판이 커지자 ICE 요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ICE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기구로 막대한 권한과 예산을 부여받았지만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자긍심과는 거리가 멀다고 로이터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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