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고속터미널 등에 귀성인파…공항 카운터도 ‘북적’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용산역에서 가족단위 귀성객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향하는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역과 터미널, 공항 등은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줄 선물을 손에 들고 웃음 띤 얼굴로 열차나 버스,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오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오후 들어 귀성이 본격화하자 대합실은 한층 북적거리는 분위기다. 주요 고속도로에도 귀성 차량이 몰려들어 정체 구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오전만 해도 대합실 의자에 간혹 빈자리가 눈에 띄던 서울역은 오후가 되자 귀성객들이 몰리면서 훨씬 붐비는 모습이다. 유모차에 유아를 태우거나 아이 손을 잡고 귀성에 나선 가족 단위 승객이 다수였다.
친가가 있는 대구로 간다는 직장인 손승희(32·여)씨는 "연휴 기간 표를 구하지 못해 오늘 휴가를 내고 예매했는데 열차를 놓쳐 역에 나와 다른 표를 끊었다"면서 "아침부터 힘들었지만 가족들 볼 생각을 하니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오후 3시 현재 서울역에서 떠나는 열차는 좌석은 물론 입석도 매진된 상태다. 서울역 관계자는 "지금 귀성 표를 구하려면 좌석을 예매한 승객들이 취소하는 걸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서울역에서 귀성객 등이 기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6.9.13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로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귀성객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트렁크를 끌거나 묵직한 가방을 들고 터미널에 서 있는 시민들의 얼굴에는 고향으로 향한다는 설렘이 가득했다.
고향이 강원도 속초라는 직장인 안선영(30·여)씨는 "여유롭게 가고 싶어 일부러 오늘 연차를 쓰고 일찌감치 출발하려고 한다"면서 "일단 표를 끊어 두고 터미널 옆 백화점에 가서 부모님 선물을 고를 것"이라고 말했다.
짐가방 옆에 신문지로 싼 수국과 장미 다발 세 무더기를 쌓아두고 앉아 진주행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금모(28·여)씨는 "회사가 오늘부터 휴무라서 다행히 일찍 나왔다"면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꽃을 좀 샀다. 반년 만에 집에 내려가는데 빨리 내려가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부터 먹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규모 5.8의 강력한 지진이 영남지역을 강타한 뒤라 경북 등 영남으로 향하는 시민들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서울역에서 고향인 대구로 향하는 이상훈(48)씨는 "어젯밤 지진 소식을 듣고 걱정했는데 그래도 큰 피해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이 됐다"며 서둘러 플랫폼으로 뛰어들어갔다.
김포공항에서 고향인 경북 포항으로 가는 김선정(38·여)씨는 "어제 지진으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집 밖으로 나와 한참을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며 "지진이 다시 날까 두렵지만, 가서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리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울산으로 간다는 이경우(32)씨는 "밤새 집 밖에 나와 계셨다는 어머니가 '평생 이렇게 집이 흔들린 건 처음이었다'고 말씀하시니 더 걱정돼 직장에서 조금 일찍 나와서 고향으로 간다"며 "터미널에 내려 택시를 타고 빨리 집으로 가 부모님 얼굴을 보고 싶다"고 했다.
오후 3시 현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예매율은 경부선과 영동선이 86%, 부산 95%, 대구 85%, 강릉 88%, 대구 96%, 울산 96% 등이다. 귀성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로 터미널 측은 예상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매표소가 귀성객들로 가득 차 있다.
터미널 관계자는 "승객이 많이 몰리는 구간에는 버스를 계속 투입하고 있다"며 "심야시간대까지 탄력적으로 버스를 계속 투입할 예정이어서 일단 터미널로 나오면 원하는 시간대가 아니어도 버스를 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들어 고속도로에서도 '귀성 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정체 구간이 꾸준히 늘다 오후 7∼8시께가 되면 퇴근길 차량이 가세해 정체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버스터미널도 오후가 되자 귀성객들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예매 창구 앞에는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30여명씩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무인 발권기 앞 역시 귀성객들로 가득했다.
오전까지 다소 한산하던 공항 역시 오후 들어 귀성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은 항공편을 이용해 고향으로 향하려는 이들이 몰려 오전부터 주차장이 가득 찼다.
귀성객들은 정성 들여 준비한 선물이 쌓인 카트를 끌고 체크인 카운터에 길게 늘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부산으로 떠나는 오성식(42)씨는 "올해는 품을 들여 운 좋게 항공권을 구해 가족들과 편하게 고향에 갈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날 하루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을 국내선 19만 403명, 국제선 4만 9천390명으로 예상했다.
추석 연휴를 이용해 외국으로 나가는 승객은 인천국제공항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체크인 카운터와 입국 게이트에는 외국 여행을 떠나려는 승객으로 수십m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긴 줄에 지칠 법도 하지만, 여행객들은 가볍고 화사한 복장과 설레는 표정으로 여정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 이용객은 15만187명으로 예상된다. 외국으로 나가는 승객은 8만7천124명, 들어오는 승객은 6만 3천63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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