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영투자기업 횡령 자금으로 보석·명품 구매 의혹 제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국영투자기업 자금 횡령사건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그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의 사치벽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1억 원 남짓인 남편의 연봉 외에는 뚜렷한 소득이 없으면서도 수십억원 어치의 보석류와 명품을 마구 사들이는 기행을 벌이면서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된 때문이다.
12일 말레이시아 탐사보도 매체인 사라왁리포트에 따르면 로스마 여사는 지난 2009년 홍콩의 명품 판매업체 한 곳에서만 300만 달러(33억 원)어치의 다이아몬드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대금은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십억 달러를 빼내 세탁, 관리한 인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금융업자 조 로우가 지급했다.
이 매체는 조 로우와 판매업자간에 오간 이메일 등 자료를 공개하면서 로스마 여사가 다른 업체 한 곳에서도 170만 달러(19억 원) 상당의 보석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로스마 여사가 2008년부터 2015년 사이 뉴욕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런던 해로즈 등 유명 백화점에서 600만 달러(66억원)가 넘는 보석류와 명품을 구매한 신용카드 결제명세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자금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로스마 여사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스마 여사는 과거에도 다이아몬드와 에르메스 버킨백을 수집하는 취미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대중의 비난을 받아왔다.
개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백 10여개를 행사 때마다 바꿔들고 나오는 등의 모습이 말레이시아 국민의 정서를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초에는 나집 총리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소재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1회 3억원 상당의 노화방지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로스마 여사는 교사 집안의 외동딸로, 나집 총리의 연봉 10만 달러 외엔 알려진 소득원이 없다.
나집 총리는 본인이 아버지 압둘 라작 후세인 전 총리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형제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로스마 여사는 이와 관련해 "어릴 때부터 저축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저축해 모은 돈으로 샀다"고 해명해 왔다. 그는 2013년 자서전에서는 "내 돈으로 내가 보석과 옷을 사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는 1MDB에서 빼돌려진 돈이 조 로우를 거쳐 나집 총리와 로스마 여사에게 전달됐을 것이란 의혹이 점차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조 로우를 나집 총리에게 소개해 준 인물도 로스마 여사로 알려졌다.
사라왁리포트는 1MDB 스캔들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개인 제트기 구입 등 조 로우의 호화생활을 뒤늦게 알게 된 로스마 여사가 "그는 그게 내 돈이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의아하게 했다면서, "이제는 누구나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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