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비치항, 열흘만에 하역작업 재개했지만 육상운송 거부사태
▶ 철도 트럭회사들 수송거부 전격 선언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들이 롱비치 항에 도착한지 열흘만에 하역을 시작했다. 뉴저지주 파산법원이 임시보호명령을 승인하면서 항구에 접안해 하역을 재개하는 등 난관을 넘었지만 철도 및 트럭 회사들이 운송을 거부하고 있어 육상 물류대란이라는 새로운 난제에 봉착했다.
11일 롱비치 항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한진 그리스호의 하역이 시작됐다. 한진 그리스호는 미리 준비한 하역비 150만달러를 내고 이날 오전 7시께 한진해운 전용 터미널에 접안했다.
약 2시간의 통관 및 검역 절차를 거친 뒤 5대가 1개 조로 움직이는 크레인이 동원돼 4,490개의 트레일러가 일일이 지상으로 옮겨졌다. 크레인 1대가 8시간 동안 옮길 수 있는 컨테이너는 240개로 크레인 1개 조가 하루 1,200개를 내린다고 보면 4일 가량 걸리는 작업이다.
한진 그리스호는 지난달 31일 롱비치 항 인근에 도착했지만 한국의 본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압류를 우려해 접안하지 못한 채 인근 해상을 떠돌았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뉴저지주 뉴어크 파산법원의 존 셔우드 판사가 채권자에게서 자산 압류를 막아달라는 한진해운의 임시보호명령 신청을 승인하면서 드디어 숨통이 트였다.
한진 그리스호는 하역을 마치면 2차 하역을 위해 북가주의 오클랜드 항으로 떠나고 오는 13일에는 마찬가지로 인근 해상을 떠돌던 한진 보스턴호와 한진 그디니아호 등 한진해운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롱비치 항에 접안할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영국에서도 임시보호명령이 승인돼 하역이 장기화되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육상 물류대란이 예상되면서 안도할 틈이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미국의 철도와 트럭 회사들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을 접한 뒤 한진 물량의 내륙 수송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컨테이너를 실을 수송장비인 섀시(chassis) 업체들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최종 운송을 마친 뒤 빈 컨테이너 처리 문제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즉, 당장의 접안과 하역만 가능해 졌을 뿐 한진해운과 계약한 뒤 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하역 이후 물류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법정관리 신청 후 한진해운에 물량 선적을 신청하는 화주가 없어 이날 롱비치 항에도 물건을 내리고 남은 빈 컨테이너는 한진 그리스호 옆에 빈 채로 차곡차곡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주들은 이중, 삼중고에 직면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기존 계약한 트럭 회사 대신 다른 곳과 계약해야 했다. 이미 한진해운에 육상 운송비까지 모두 지불했지만 기존 회사가 한진 물량을 거부하는 바람에 이중으로 돈을 내고 새롭게 계약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수송 후 빈 컨테이너 처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운송에 나설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납품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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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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