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사참사’ 재발 우려 사우디 바짝 긴장
▶ 메카행 무산된 이란 무슬림, 이라크 시아파 성지로
이슬람의 최대 종교행사인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이슬람의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10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정기 성지순례에는 매년 150여 개국에서 200만 명 안팎의 무슬림이 모여 닷새간 성스러운 종교의식을 치른다. 성지순례 기간은 이슬람력(歷)으로 마지막 12번째 달인 둘-히자의 8일째부터 12일까지다.
서양력으로 9월 10일이 공식 시작일이지만 8일께부터 성지순례객이 메카에 모여들었다.
성지순례 세 번째 날인 12일엔 양을 잡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이드 알아드하 명절이 시작된다. 이 명절 연휴는 이틀 정도로 나라에 따라 기간이 다르다.
그러나 올해 성지순례에는 이란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 성지순례'가 됐다는 평가다.
이란 성지순례객은 6만 명 정도로 전체 인원을 고려하면 작은 비율이지만 무슬림의 20∼3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맹주라는 점에서 상징성은 크다.
이란은 1987년 이란 성지순례객과 사우디 경찰이 충돌한 사건 이후 1988년, 1898년 성지순례객을 보내지 않았다.
이란과 사우디는 지난해 성지순례 도중 발생한 압사참사를 둘러싸고 안전대책과 사상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놓고 올해 4월 협상을 벌였으나 상대방에 대한 비난 속에 결렬됐다.
이 때문에 이번 성지순례를 앞두고 양측 사이에서 원색적인 설전이 오갔다.
메카행이 무산된 이란 무슬림은 이라크 중남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로 향했다. 카르발라는 시아파가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의 영묘가 있는 곳이다. 이맘 후세인은 7세기 말 수니파 우마이야 왕조와 겨룬 카르발라 전투에서 비극적으로 전사했다.
'두 성지(메카·메디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사우디로서는 지난해 압사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사 관리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성지순례객이 몰리는 메카 대사원(마지드 알하람)을 비롯해 주요 장소에 CCTV 수백 대를 설치해 인파의 이동을 감시하는 한편, 지난해 압사참사가 났던 미나 계곡의 '악마의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의 시간을 제한했다.
또 인원 통제를 위해 성지순례객에 다국어 안내방송, 위치정보시스템(GPS), 의료·신상 정보 저장 기능이 있는 전자팔찌를 지급했다.
이번 성지순례가 섭씨 40도가 넘는 고온의 여름에 이뤄지는 만큼 곳곳에 그늘막과 에어컨, 텐트도 설치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9일 "성지순례객의 안전과 건강, 편의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6만 명을 배치했으며, 의료진, 수송 인원 등 1만7천 명의 비상 요원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만일의 무력충돌이나 테러를 대비해 특수부대 소속 군경도 대규모로 파견됐다.
사우디 현지 일간 오카즈는 사우디 종교지도자가 건강문제로 올해 성지순례 설교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애초 11일 예정된 사우디 종교지도자의 설교는 성지순례 절차 중 가장 주목받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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