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시아만 · 흑해상 잇단 도전에 고심
▶ 우발적 충돌 우려…자위 조치도 못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쾌속정.

러시아의 Su-27 전투기.
미군이 흑해와 페르시아만에서 잇달아 러시아와 이란군의 도발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은 우발적 충돌의 위험 때문에 자위적 조차 취하지 못하고 있어 세계 최강 군사력이 조롱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흑해에서 훈련 중인 미군 함정에 위협비행을 가하는가 하면 이번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정찰기에 충돌 직전까지 근접 비행하는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 이란 해군 고속정들이 페르시아만 공해상을 항해하는 미군 함정에 도발에 가까운 근접 항해를 계속하고 있어 미군이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 요격비행
미국 국방부는 7일 성명을 통해 “이날 오전 11시20분께 흑해 공해상에서 정기적인 작전활동을 하던 미 해군 P-8A ‘포세이돈’ 정찰기에 러시아군의 수호이(Su)-27 전투기 1대가 30피트(약 9m) 간격을 유지한 채 비행하다가 10피트(약 3m) 이내로까지 접근하는 안전하지 못한 요격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위험한 (전투기) 기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그런 행동이 “국가 간의 불필요한 긴장을 키우고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오판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AFP 등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Su-27 전투기들을 급발진시켜 미국의 P-8 정찰기를 확인했으며 이는 국제 규정에 엄격히 부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그들(미군) 비행기는 식별장치를 켜놓지 않은 채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국경에 2차례나 근접해 러시아 군사훈련을 염탐하려 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미군 정찰기의 고유번호 등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정찰기에 접근하자, 이들 정찰기가 갑자기 진로를 바꿔 러시아 국경 반대방향으로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흑해 등의 해역에서 긴급 전투태세 점검훈련을 벌여왔다. 러시아군과 미군 사이의 근접비행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군의 RC-135 정찰기에 러시아의 Su-27 전투기가 약 5m 거리까지 근접비행을 했고, 지난해 4월 발틱해 상공과 지난해 6월 흑해 상공에서도 러시아 전투기가 미군 정찰기에 근접비행을 했다.
지난 4월에는 폴란드 인근 발트해에서 훈련 중이던 미군 구축함에 러시아 전투기가 순간적으로 약 10m 거리까지 접근하는 위험한 비행을 했다.
▲이란 괘속정 근접 위협
걸프 해역에서 미국 함정에 이란 쾌속정의 근접 접근 시도가 잇따르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걸프해역을 순찰 중이던 미 해군 연안 순시정 파이어볼트함을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쾌속정 7척이 에워싸고 이 가운데 한 척은 전방 100야드(91m) 앞에 정지했다.
이에 파이어볼트는 여러 차례 무선교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자 충돌을 피하려고 원래 항로에서 벗어나 항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그는 사건 당시 7척의 이란 쾌속정 가운데 적어도 세 척이 파이어볼트함 500야드(457m) 이내까지 빠른 속도로 접근해 “불안하고 미숙한 방식으로” 파이어볼트를 따라붙었다가 다시 항로를 바꿔 현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사고가 얼마 동안 진행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또 이란 쾌속정 승조원들이 기관총을 갖고 있었지만, 파이어볼트 쪽으로 총구는 겨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고는 분명히 특정한 패턴에 따른 것으로, 불쾌감을 자아낸다”며 “앞으로 유사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건은 지난 2주간 이란 쾌속정에 의한 미 함정 근접접근 시도로는 5번째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31번째로,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23건보다 8건이나 늘어난 것이라고 데이비스 대변인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같은 걸프해역 공해를 순찰 중이던 미 해군 연안 순시정 스콜과 템페스트에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쾌속정 한 척이 여러 차례의 경고에도 빠른 속도로 200야드(182m) 앞까지 접근했다.
이에 스콜은 12.7㎜ 기관총 세 발을 경고 차원에서 발사했다. 경고사격이 있기 직전인 같은 날 새벽에도 세 척의 이란 쾌속정들이 세 차례나 템페스트의 뱃머리 600야드 부근에서 빠른 속도로 가로지르는 등 ‘위험한’ 행위를 했으며, 이 바람에 자칫 무력충돌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걸프해역을 담당하는 미 제5함대 측이 밝혔다.
파이어볼트함은 배수량 330t의 사이클론 급 연안 순시정으로 최고 시속 65㎞로 항해할 수 있으며, 50구경 기관총 외에도 25㎜ 기관포, 스팅어 대공미사일, Mk19 유탄발사기 등을 탑재한다. 스콜과 템페스트 함도 같은 급의 순시정들이다.
한편 올 1월에는 걸프해역 파시 섬 인근에서 엔진고장을 일으켜 자국 영해에 진입한 미 해군 소속 고속정 탑승 수병 10명이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석방되는 등 양측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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