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주류 부동산 투자그룹에 4,900만달러에 매각된 LA 한인타운 윌셔와 뉴햄프셔 코너의 ‘윌셔 갤러리아’(3240 Wilshire) 샤핑센터에서 영업해온 한인 운영 스파·헬스클럽이 리스계약 위반을 이유로 새 건물주를 상대로 LA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본보가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18년간 윌셔 갤러리아 건물 지하에서 비즈니스를 해온 ‘내츄라 스포츠 헬스클럽’(이하 내츄라)의 모회사인 ‘SWK 엔터프라이즈’(이하 SWK)는 비즈니스 공간 리스계약이 오는 2018년 만료되고, 20년 더 리스를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건물을 매입한 ‘VHDG 코리아타운’(이하 VHDG)과 ‘해리지 디벨로프먼트 그룹’(이하 해리지)이 건물과 부지 재개발을 위해 부당하게 내츄라를 퇴거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계약위반’임을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 내츄라 측이 승소할 경우 이 건물 다른 테넌트들의 건물주를 상대로 한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리지 측은 내츄라를 퇴거시키지 못할 경우 그들의 재개발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판단해 퇴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28일자로 접수된 소장에서 SWK는 건물주 측이 ▲지난 3월 내츄라에 편지를 보내 30일 안에 자리를 비워줄 것을 요구했고 ▲2018년 이후 옵션기간에 렌트비를 올리겠다고 위협했으며 ▲내츄라를 상대로 근거 없는 ‘퇴거소송’(unlawful detainer)을 제기했고 ▲고객들이 내츄라가 아닌 다른 스파로 가도록 건물 내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위협을 가하는 등 여러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내츄라의 비즈니스를 방해하려고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고 측은 건물주가 건물 내 다른 한인 업소들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하고 렌트비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한인업소들을 내쫓기 위해 유사한 전략을 구사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또한 VHDG 등이 지난 6년간 내츄라 관계자 및 고객들에게 적용해온 주차 관련 정책을 최근 일방적으로 종료, 비즈니스 운영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됐다며 이 또한 내츄라를 파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부 테넌트가 2038년까지 리스를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건물주가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건물주가 테넌트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주고 건물을 떠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셔 갤러리아 건물은 역사적인 건물로 지정돼 있어 해리지 그룹은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건물과 인근 주차장 부지를 호텔, 아파트, 콘도, 식당 등이 포함된 대형 주상복합 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1938년 완공된 윌셔 갤러리아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6층에 실내 면적은 13만8,730스퀘어피트, 주차장 포함 대지 면적은 2.15에이커 규모이다. 매입가는 스퀘어피트 당 533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리지가 건물을 매입한 후 대부분의 한인 업소들은 코리아타운 플라자, 시티센터 등 다른 장소로 이전했으며 몇몇 업소만 남아 영업을 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