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시 글 보게 된 사용자가
▶ ‘보고’ 할 수 있는 기능 추가
2014년 말 캐리 시몬스는 평소처럼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수년간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동창이 올린 글이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듯 했기때문이었다. 시몬스는 직감을 믿고 즉시 여러 친구와 경찰국에 황급히 전화를 걸었다.
연락을 받은 경찰국은 자살 암시 글을 올린 친구가 거주하는 가주 지역 관할 경찰국에 연락했고 차량안에서 무릎 위에 권총을 올려 놓은 친구를 찾아냈다. 시몬스의 직감대로 친구는 자살을 결심했지만 다행히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인해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경찰에 의해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페이스북에는 현재 약 16억5,000만명의 사용자들이 꾸준히 자신의 일상 생활을 올려 지인들과 공유하고 있다. 이중에는 먼곳의 가족과 친척의 안부를 확인하는 글도 많지만 자살 암시와 같은 부정적인 내용의 글도 적지 않다. 페이스북 자체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들 중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글이 약 3분의 1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 자살 암시와 같은 심각한 내용의 글들도 종종 올라오는데 시몬스의 사례처럼 적절한 조치만 취한다면 자살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생명을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4일 결국 페이스북에 자살 예방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페이스북 페이지의 드롭 다운 메뉴를 통해 자살이나 자해를 암시하는 글을 접한 사용자가 해당 내용을 보고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관련 보고는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오퍼레이션 특별팀으로 전달된 뒤 글의 진위 여부가 빠른 시간내에 파악되게 된다.
그사이 해당글을 보고한 페이스북 사용자에게는 자살 예방법 메뉴얼이 전달될뿐만 아니라 글을 올린 사용자의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메세지가 즉각 전달된다. 페이스북은 또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친구와 대화 시도를 위해 보고자에게 대화 요령이 담긴 메세지도 전달하게 된다.
페이스북의 자살 예방 기능 추가 계획은 최근 치솟는 자살률을 낮추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자살률이 최근 30년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가운데 여성과 중년층의 자살 비율이 가장 높아져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5년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중 약 72%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여성 사용자 비율은 약 77%로 나타나 페이스북의 자살 예방 기능이 자살률을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살 예방이라는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 페이스북은 2014년 직원이 ‘뉴스 피드’(News Feed) 기능을 사용해 페이스북 사용자의 감정 표현을 조작한 일이 불거진 바 있다. 이후 인터넷에서 페이스북 등 대형 소셜 네트워크 업체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와 관련된 이른바 ‘빅 브라더’ 논쟁이 일었다. 제니퍼 스투버 워싱턴 주립대 교수는 “네티즌들은 페이스북이 빅 브라더화해 사용자의 글을 감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자살 방지라는 좋은 취지를 이루기 위해서 페이스북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한국일보 -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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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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