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큰손들 외면·조직 빈약·힐러리 광고공세
▶ 공화당 표심잡기 부정적 기류 선대본부장 경질 궤도수정 나서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3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왼쪽)과 함께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AP]
본선 가도를 목전에 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혼돈의 늪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당의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된 지 50일이 다 되도록 당의 통합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가운데 당 밑바닥에선 '반 트럼프 전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때 본선 맞상대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따라잡았던 지지율이 뒷걸음질 치면서 정체 또는 하향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급기야 '오른팔'에 해당하는 최측근인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경질하며 심기일전을 꾀했지만, 본선 기상도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선거운동의 밑천인 '돈'과 '사람'이 클린턴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인구학적 분포와 선거지형도 클린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스스로 치명적 '자책골'을 넣은 이후 본선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큰손'들 여전히 냉담= 트럼프는 사실상의 대선후보임에도 지금까지 모은 선거자금이 별로 많지 않다. 트럼프를 달갑게 보지 않는 '큰손'(대규모 후원자)들이 많거니와 스스로 '의지'도 강하지 못하다. 그는 당초 공화당 전국위원장에게 큰손 20명을 만나겠다고 공언했지만 단 세 명만 만나고 포기했다. 트럼프는 전화통을 붙들고 후원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뼈만 남은’ 캠프 조직= 선거조직도 본선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트럼프가 지난 다섯 달간의 경선기간 매우 작은 조직으로 효율적 승리를 거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 대 당, 진영 대 진영이 전면적으로 맞붙는 본선 국면에서는 '조직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는 전국적으로 고작 30명 정도의 유급직원을 두고 있다.
◇TV 광고 물량공세에 밀려= 선거자금의 '빈부'는 TV 광고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자금이 풍부해진 클린턴 측은 트럼프를 공격하고 클린턴을 홍보하는 TV 광고에 막대한 돈을 투하하고 있다. 6월 들어 클린턴과 그를 지지하는 외곽단체는 무려 2,330만달러에 달하는 TV 광고비를 콜로라도와 플로리다, 아이오와, 네바다,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와 같은 본선 격전지에 쏟아 부었다. 트럼프는 이들 주에서 단 한 푼의 광고비도 지출하지 않았다.
◇본선모드 전환했지만… 선거전략 궤도 수정 미지수= 트럼프는 20일 선대본부장을 경질하며 '본선모드'로 전환했다.
특히 '정통파' 선거 전문가인 폴 매나포트가 선대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어서 기존 전략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새로운 전략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가 기존 경선 전략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여서 궤도 수정을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WP는 트럼프가 기존 경선방식 대로 대규모 군중유세와 TV 인터뷰에 기반한 선거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거리 두는 공화 주류... '집토끼'도 흔들려= 가장 든든한 우군이 돼야 할 공화당 내에서 여전히 전폭적 지지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특히 멕시코계 연방 판사를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한 이후 공화당 주류 인사들은 트럼프에 내밀었던 손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당규를 바꿔 트럼프의 대선후보 지명을 저지하려는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는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인단 구성도 불리= WP는 지난 네 차례의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클린턴이 주요 17개 주에서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이들 17개 주에 배정된 선거인 수는 242명으로, 대선 승리에 필요한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수인 270명에 28명 부족한 숫자다. 여기에 트럼프가 전통적 공화당 주인 유타와 애리조나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관망까지 나온다.
◇트럼프 '헛발질' 가능성 높아=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본선 국면에서 또다시 '자책골'을 넣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가 정책과 행정부 운영에 무지한 탓에 말실수를 하거나 아니면 '막말'을 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올랜도 총기테러 대응과정에서도 드러나듯이 '도'를 넘는 대응을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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