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후 54년만에 개인물품 첫 공개… 연말 경매
마릴린 먼로가 살아 있으면 90세가 되었을 생일(6월1일)을 며칠 앞두고 이달 말 그녀의 사적인 소유물들을 보여주는 세계 순회전시가 시작된다. 이 물품들은 올해 연말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데 그에 앞서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전설로 남은 여배우가 모델을 하면서 신었던 가죽 샌달을 비롯해 각종 럭서리 아이템들과 함께 그녀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편지들과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흔적들을 보여주는 낙서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11월 경매에서 먼로 컬렉션을 다루게 될 LA 줄리엔 경매(Julien’s Auctions)의 전무이사 마틴 놀란은 “마릴린이 1962년 죽고 난 후 이 물건들이 한 번도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물건들은 유명한 연기 코치였던 리 스트라스버그의 소유물에서 나온 것이다. 리와 그의 아내 폴라 스트라스버그는 먼로와 가깝게 지냈는데 먼로는 그녀의 개인 물품과 의상들을 리에게 남긴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경매하우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순회전시는 5월25일부터 한달 동안 영국 런던의 디자인 센터에서 시작돼 6월25일~7월25일 아일랜드의 뉴브리지 실버웨어 스타일 뮤지엄에서 전시된 후 8월에는 퀸메리 2호를 타고 뉴욕에서부터 사우탬든까지 항해하는 동안 크루즈 손님들이 11월 경매에 앞서 미리 응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전시 물품들은 LA의 줄리엔 경매에서의 전시를 마지막으로 경매에 부쳐진다. 다음은 경매에 부쳐질 대표적인 아이템들이다.

립스틱과 담배가 들어 있는 미니어처 핸드백.
▲립스틱과 담배가 들어 있는 미니어처 핸드백(Miniature Handbag With Lipstick and Cigarettes, 경매예상가 1만5,000~2만달러): 골드 메탈 케이스 안에는 10센트 동전 2개, 8개피의 필립 모리스 담배, 립스틱 하나, 그리고 플라스틱 빗이 들어 있다. 파우더용 면 퍼프까지 아직 그대로 들어있는 이 케이스는 놀란 전무이사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1947년부터 전해져온 유품으로 보인다. “스물한살의 마릴린이 시내에 나가던 시절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시간왜곡을 경험할 수 있다”고 놀란은 말했다.
▲라드와 베이컨 영수증(Receipt for Lard and Bacon, 경매예상가 300~500달러): 1960년 3월2일 먼로가 영화 ‘사랑합시다’(Let’s Make Love)를 찍고 있을 당시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베벌리힐스 호텔로 배달된 음식에 대한 영수증이다.
▲정신병원 경험에 대한 편지 (A Letter About Her Stay in a Psychiatric Clinic, 경매예상가 2만~3만달러): 1961년 3월2일 먼로가 주치의에게 보낸 편지의 사본이다. 이 편지에서 먼로는 뉴욕의 페인 휘트니 정신병원에서의 체류가 “내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고 썼다. 먼로는 또한 의자로 유리를 깨뜨린 다음 퇴원시켜 주지 않으면 깨진 유리조각으로 자해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도 자세하게 적었으며 덧붙이기를 “여배우인 내가 일부러 나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지만 단지 그토록 경박하게 굴었다고 쓰고 있다. 놀란 전무이사는 “읽기도 끔찍한 내용”이라고 평했다.

1955년 뉴욕의 사진 스튜디오에서의 마릴린 먼로(왼쪽)와 블랑팡 다이어몬드 칵테일 시계.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 시계(A Platinum and Diamond Watch, 경매예상가 8만~12만달러): 경매에 부쳐질 아이템 중에서 가장 고가에 거래될 것으로 보이는 물품. 71개의 다이아몬드와 2개의 마름모꼴 다이어몬드가 박혀 있는 블랑팡 칵테일 시계와 팔찌(Blancpain cocktail watch and its bracelet)다.
▲결혼에 대한 말(Words About Marriage, 경매예상가 1만~2만달러): 세 번째 결혼인 극작가 아더 밀러와의 결혼생활이 시작된 직후인 1956년에 쓴 글이다. “사람이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이 두려워해 온 것 같다”이들 부부는 1961년 이혼했다. 먼로는 그 전에 두 번 결혼한 적이 있는데 16세 때 노마 진 베이커(Norma Jeane Baker) 시절 보이프렌드였던 지미 도거티와 결혼했다가 1946년 이혼했고, 1954년 유명한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결혼하여 9개월간 살았었다.

삶과 일에 대한 사색을 쓴 메모.
▲스터핑 레서피(A Recipe for Stuffing, 경매예상가 1만~2만달러): 이 레서피는 마릴린 먼로의 육필 편지, 시, 낙서, 사진 등을 모은 책 ‘단상’(Fragments, 2010)에 실려 유명해진 것으로, 책이 나온 후 뉴욕타임스가 레서피 대로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데 무척 끔찍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기사는 전하고 있다.
▲삶과 일에 대한 사색(Musings on Life and Work, 경매예상가 1만~2만달러): 인생에 대해서는 “압도되지 않으려는 결의”라고 썼고, 일에 대해서는 “진실은 결코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기될 뿐”이라고 썼다.

먼로가 크레용으로 그린 작품‘Lover Watching His Love Sleep’.
▲크레용으로 그린 미술품(Art, Drawn in Crayon, 경매예상가 1만5,000~2만달러): 마릴린 먼로는 많은 크레용 그림을 그렸는데 이번 전시와 경매에서 선보이게 된다. 놀란 전무이사는 “마릴린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티스트였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녀는 뉴욕에 아트 스튜디오가 포함된 아파트 설계안을 가졌을 정도였다며 그 플랜이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설계도면도 경매에 부쳐진다고 말했다.
▲편지: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Letter: ‘I Don’t Know Anything’, 경매예상가 3만~5만달러): 1961년 정신병원을 다녀온 후 스트라스버그 부인에게 쓴 편지. “내가 자신감을 잃게 만든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한 그녀는 자신도 그게 뭔지 모른다고 썼다. “오 폴라, 내가 왜 이렇게 불안한지 알았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우리 집안의 다른 모든 식구들처럼 미쳤을지도 모르죠. 내가 아팠을 때 나는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도 덧붙여 있다.
마릴린 먼로는 1962년 8월5일 LA에 있는 자택에서 36세를 일기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다음 날 신문에는 “침대 옆에는 다 비워진 수면제 약병이 놓여 있었다”고 보도됐다.
<사진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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