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의회, 관타나모 기지 반환 등 반대
▶ 쿠바, 반정부 구금인사 1,400여명 처리 숙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 쿠바 하바나의 혁명궁전에서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새 시대'를 향한 관계복원에 공감했다.
양국 정상은 인적교류와 교육, 상업·무역, 시민사회 강화와 인권, 보건, 과학, 농업,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법집행 분야에서 구체적인 관계 정상화 조치에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이 과거 대 쿠바 봉쇄정책의 핵심인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 쿠바의 정치 민주화와 인권문제를 등을 놓고 뚜렷한 이견을 보임에 따라 미국과 쿠바는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 선결해야 할 난제들을 재확인했다.
◇금수조치 해제·관타나모 기지 반환
카스트로 의장이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2시간가량 만난 뒤 완전한 관계 정상화의 선결조건으로 강력히 요구한 사안은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조속한 반환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쿠바 봉쇄정책을 해제한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대쿠바 금수조치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가 미국과 쿠바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쿠바 내 미국 자산 국유화, 쿠바의 사회주의 표방, 피그만 침공사건, 쿠바 미사일 위기 등으로 쿠바와의 관계가 악화되자 경제제재인 금수조치를 1962년 3월부터 유지하고 있다.
냉전기간 쿠바는 소련으로부터 매년 40억∼60억달러의 원조를 받아 미국의 금수조치에도 중남미의 공산주의 국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90년 소련 붕괴 이후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게 되자 미국의 금수조치를 위기의 원인으로 탓하면서 1992년부터 유엔에 매년 결의안을 냈다.
양국은 2014년 12월 국교 정상화를 전격으로 선언한 뒤 14개월간에 걸쳐 분야별로 관계 정상화 목표를 정하고 상업교류 활성화와 여행 제한 해제, 호텔업 진출, 항공편 증설, 환전절차 간소화 등 부분적으로 관계 정상화 수순을 밟아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하는 의회를 설득하지 못해 여전히 금수조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의회가 금수조치 해제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쿠바 정부가 먼저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얼마나 해소할지도 금수조치 해제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 문제도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 쿠바 하바나의 혁명궁전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쿠바 인권 개선·정치 민주화
쿠바가 요구하는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기지 반환은 파트너인 미국의 요구사항인 쿠바 내 인권상황 개선과 정치 민주화와 동전의 양면처럼 뗄 수 없는 '필요충분조건'이다.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기지 반환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비롯해 의회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산당 일당만 인정하는 쿠바의 사회주의가 미 의회를 설득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요원해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쿠바의 인권과 정치 민주화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했지만, 실질적인 쿠바의 변화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스트로 의장이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만일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 보라"며 쿠바에 정치범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한 사실은 미국과의 인식차가 크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 정부에 비판적인 '쿠바 인권과 국가화해위원회'(CHRNRC)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정부정책에 항의하다가 체포되거나 구금된 인사만 1,447명에 달할 정도로 쿠바 외부에서 바라보는 인권상황은 열악하다.
이 단체는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직전에 연행된 반정부 인사가 180명 정도로 추산된다며 반정부 인사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기간에 자택에 머물도록 종용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 쿠바 하바나의 혁명궁전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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