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개 지수 중 15개, 작년말 대비 ‘플러스’ 전환…전문가들 “오래 못갈 것”
중국발 증시 폭락과 국제유가 추락 등으로 공포에 짓눌려 있던 글로벌 증시가 최근 몇 주 사이에 여유를 되찾았다.
세계 주요국 증시는 연초 이후 내줬던 하락폭을 모두 회복하고 연고점을 기록하는 '힐링장세'를 보이며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다.
20일 연합인포맥스의 집계에 따르면 주요 33개국 증시의 대표지수 중 15개국의 지수가 지난해 12월 31일 종가 대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전날 2,049.58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말일 대비 0.28% 상승했다.
S&P 500지수는 올 1분기 두 차례 급락하며 깊은 더블유(W) 모양을 그렸다. 이 지수가 다시 지난해 말 수준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코스피도 1,992.12로 마감해 지난해 말보다 1.57% 올랐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캐나다, 폴란드, 뉴질랜드,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터키, 러시아, 브라질, 페루 등이 연초 이후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1, 2월 무섭게 빠졌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여전히 지난해 말보다 각각 12.13%, 16.50% 하락한 상태다.
신흥국의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816.90(17일 기준)로 작년 말일보다 4.11% 높았다.
이외에도 각종 지표가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른바 '공포 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연저점을 기록했다.
VIX 지수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28.14까지 올랐지만 약 한 달 만인 지난 18일 14.02로 반 토막 났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Greed Index)도 18일 기준 79를 가리키며 시장이 '극심한 탐욕'에 차있음을 나타냈다.
이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시장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린 상태를, 반대로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위험 선호를 마다하지 않고 탐욕에 가득 찬 상태임을 뜻한다.
이 지수는 불과 한 달 전에는 '공포' 범위인 43에 머물렀다.
이처럼 세계 각국 증시가 갑자기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완화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인상 목표 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였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치금리 추가 인하, 기준금리 제로 선언, 국채매입 규모 및 대상 확대 등 대대적인 양적완화책을 내놨다.
일본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나서서 "이론적으로 마이너스(-) 0.50%까지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부양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4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세계 경제침체의 불안을 밀어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같은 증시 상승세가 오래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승세를 뒷받침할 탄탄한 기초 없이 투자자의 심리와 유동성에 기댄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안도감이 이르면 4월, 늦어도 6월에는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월에는 기업실적 발표가 이어지는데다가 17일에 카타르 도하에서 15개 산유국 회의가 열린다. 산유국 회동에서 시장이 기대한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와 증시 모두 타격을 입게 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4월에 들어서면 미국도 그렇고 어닝시즌인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며 "4월 17일 산유국 회동이 열리면 기대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6월에는 더 큰 불안요소들이 몰려 있다.
우선 연준의 두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6월에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준이 제시한 완만한 속도의 연 2회 인상이 가능해지려면 6월과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6월 23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같은달 2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열리면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금융시장 안정은 실제 지표가 아니라 연준, ECB 등의 정책 기대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6월에는 금리 인상 이슈가 있으니 다시 시장에서 불안감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