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F 이사회, 절박한 한인이웃 사연에 눈시울
▶ “함께 나누는 동포애에 희망 갖기를”
지난 1980년대 후반‘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30대 나이에 시애틀로 이민 왔던 60대 초반의 한인 P씨 부부가 환갑이 지난 나이에 홈리스로 전락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P씨 부부는 다른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청소 등 ‘투잡’ 이상을 뛰면서 힘들게 한푼 두푼 모아 2000년대 초반 킷샙 카운티에 세탁소를 차려 자영업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영어가 서툰데다 일에만 매달려 자녀교육은 뒷전이었고, 엇나간 자녀들은 성인이 돼서 집을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됐다. 과로에 시달린 부인은 불황으로 비즈니스가 힘들어지고 자녀문제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정신병 증세를 보여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힘든 가운데서도 세탁소를 근근이 운영하던 P씨는 부인의 병수발 등으로 세탁소 문을 닫게 됐고 집도 차압 당해 하루 아침에 홈리스로 전락했다. 그는 한인이 운영하는 세탁소에 종업원으 취직해 세탁소에 딸린 방에서 살았지만 부인이 퇴원한 후 세탁소에서 함께 지내다가 주인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고 다시 홈리스가 됐다.
그를 돕고 있는 ACRS의 상담자 김인숙씨는 “P씨부부는 시민권자인데 인터뷰 과정에서 한국에 재산이 있는 것처럼 의사가 잘못 전달돼 미국 정부 혜택도 전혀 받지 못한다”고 밝히고 “당장 이들에게 방 한 칸이라도 구해줘야 할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지난 11일 시애틀의 신라식당에서 열린 불우이웃 돕기 성금(KEFㆍKorean Emergency Fund) 결산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진과 김씨 등 사회봉사 기관 관계자들은 신청자들의 절박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읽어가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모임에는 5명의 이사진과 전문기관으로 수혜 신청서를 접수한 대한부인회(KWA) 샌드라 잉글런드 이사장ㆍ나은성 한인사회 봉사위원장ㆍ이인선씨, 한인생활상담소 김주미 소장 및 박명래 이사, 아시안상담소(ACRS) 김인숙씨 등이 참석했다.
KEF 이사회에 처음 참석한 부인회의 잉글런드 이사장과 상담소의 박명래 이사는 “50명에 가까운 불우동포들의 사연을 보고 우리들이 십시일반 사랑을 나눠야 할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들의 경제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한인들의 사랑으로 모은 성금을 조금이라도 전달할 수 있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캠페인 30년 역사를 맞은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6만 달러 이상의 성금이 답지한데 대해 서북미 한인사회의 ‘도네이션 문화’도 이제 많이 성숙해진 것으로 평가하고 기탁자들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들은 시애틀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KEF’를 통해 기부자들에게 세금공제 혜택은 물론 모든 절차가 투명하고 공명 정대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점이 한인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받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이사를 맡아온 박귀희 박사는 “힘든 이웃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자는 취지로 출발했던 캠페인이 30년이란 역사와 전통을 갖게 되면서 시애틀 한인사회 최대 자선단체로 성장한 것에 대해 한인사회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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