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오와 0.2%P 패배 인정 안해, “뉴욕서 TV토론 안 하면 목요일 토론회 불참”
▶ 아이오와 대의원 ‘빼앗기’도 착수…힐러리 “무리한 요구, 토론 참석해야” 비난
미국 대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의 '0.2%포인트' 승부 이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이 3일 아이오와 코커스의 '한뼘차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불복 행보'를 노골화하고 나서면서다.
그는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클린턴 전 장관과의 뉴햄프셔 주 TV토론에 불참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는가 하면, 그의 캠프도 당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권한을 가진 대의원을 힐러리 측으로부터 빼앗겠다는 구상을 노골화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무리한 요구로 경선레이스를 흔들고 있다고 비난하며 4일로 예정된 TV토론회 참석을 압박했다.
샌더스 캠프의 책임자인 태드 디바인은 이날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클린턴 전 장관이 뉴욕 프라이머리가 열리기 전 뉴욕에서의 TV토론회 개최에 동의하지 않으면 샌더스 의원은 목요일 TV토론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도 MSNBC에 나와 "(경선을 중도 포기한) 매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와 함께 선거 레이스 첫날부터 '더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클린턴 전 장관이 자신의 지역인 뉴욕 주에서 토론회를 원하지 않는데 놀랐다"고 공격했다.
현재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4일 오후 9시 MSNBC와 공동으로 TV토론회를 열기위해 준비 중이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 등은 DNC가 토론회를 시청률이 낮은 주말에 주로 개최하거나 횟수를 제한함으로써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운용해왔다며 불만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다가 민주당이 코커스 이튿날 오후에야 뒤늦게 클린턴 전 장관이 0.2%포인트 이겼다는 최종 집계를 발표하자 TV토론 논란을 빌미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CNN에 나와 "내가 샌더스 의원의 뒷마당인 뉴햄프셔에 와 있다"며 "뉴햄프셔 주민들이 토론의 무대에서 우리 두 사람을 보게 해주자"며 토론회 참석을 압박했다.
그는 "우리가 토론회의 조건을 충족하면 그들은 다른 조건을 원하곤 한다"며 "그들이 요구했던 모든 조건에 우리는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충돌은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샌더스 의원 측이 클린턴 전 장관이 아이오와 주에서 확보한 대의원을 빼앗겠다는 '야심'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와 주 이하 단위의 대의원들을 공략해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를 뽑는 권한을 가진 전국단위 대의원들의 수를 늘리겠다는 게 샌더스 캠프의 공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9.8%의 득표율을 기록한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비례로 대의원을 배분하는 방식에 따라 7월 전대에 보낼 아이오와 대의원 44명 가운데 23명(주단위 대의원 700.59명 상당)을, 49.6%를 득표한 샌더스 의원은 21명(주단위 대의원 696.82명 상당)을 각각 확보했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고정된 수는 아니다. 7월 전대가 열리기 전 기초 선거구→카운티→지역구→주(州) 단위의 코커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열렸던 아이오와 코커스는 이 가운데 첫 일정인 '기초 선거구'의 코커스에 해당한다.
즉 이들 코커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코커스 참가자들이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도록 공략하겠다는 게 샌더스 캠프의 복안인 셈. 캠프 측은 이를 위해 유급직원 1명을 아이오와 주에 남겨 임무를 맡겼다.
미 언론은 "코커스를 거치며 대의원이 바뀌는 경우는 대체로 없지만, 아이오와 경선이 워낙 박빙 승부였던 터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은 전날 모두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 주로 향했다.
뉴햄프셔 주는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와 맞닿은 샌더스 의원의 '홈그라운드'다.
3일 공개된 매사추세츠대학-로웰/7뉴스의 뉴햄프셔 여론조사(1월31∼2월2일·민주 유권자 415명, 공화 유권자 502명) 결과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63%의 지지율을 기록해 30%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은 무려 33%포인트 앞섰다. 배를 넘는 지지율 격차다.
클린턴 전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뉴햄프셔 주가 샌더스 의원에게 우호적임을 인정하면서 "전망이 밝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캠프는 뉴햄프셔 주내 각종 동창조직에 이메일을 보내 자원봉사 지원을 호소하는 등 막판 유세에 시동을 걸었다.
반면, 샌더스 캠프의 디바인은 '더 힐'에 "뉴햄프셔 주 승리는 상당한 성취를 가져줄 것"이라며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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