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26분에 내리 3골 내준 수비조직력 불안, 숙제로 남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호하는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한국선수들이 침울하게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상대로 먼저 2골을 넣고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30일 카타르 도하의 레퀴야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2-0으로 앞서가다 후반에 내리 3골을 내주고 뼈저린 2-3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첫 우승에 다시 실패했고 지난 1992년 1월27일 이후 24년째 이어온 올림픽 최종예선 34경기 무패행진(25승9무) 행진에도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대회전 최대 목표였던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로 나선 경기였지만 숙적 일본을 상대로 한 결승전이었기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였다. 하지만 한국은 2골차로 앞서가던 후반 중반 잠깐의 방심이 치명적인 ‘독’이 됐다. 단 2분 사이에 연속 2골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기세에서 완전히 일본쪽으로 돌아선 분위기를 되돌리지 못하고 결국 역전골까지 내주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진성욱과 문창진, 류승우와 권창훈 등을 전방에 포진한 4-2-3-1의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나선 한국은 전반 6분만에 류승우의 슈팅이 일본 골네트를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고 이어 11분에도 권창훈의 슈팅이 골문 골문에 꽂혔으나 또 다시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가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계속 공세를 보인 한국은 전반 20분 선취골을 뽑는데 성공했다. 심상민이 왼쪽 코너에서 올린 크로스를 진성욱이 헤딩으로 떨어뜨려주자 권창훈이 논스탑 오른발슈팅으로 연결했고 빗맞은 볼은 골문 앞에 서있던 일본 수비수 무릎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5분 권창훈의 헤딩 패스를 받은 진성욱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으며 아쉬움 속에 전반을 1-0으로 마친 뒤 후반 시작 후 단 2분 만에 추가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심상민이 수비수 다리사이로 찔러준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진성욱이 잡아 돌아서며 왼발 터닝슛으로 2-0을 만들어 승기를 잡은 듯 했다.
이어 후반 17분엔 류승우의 슈팅이 일본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고 19분엔 문창진의 헤딩슛이 일본 골 윗그물에 얹히는 등 한국은 공세를 이어가며 승리를 향해 순항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겼다는 순간적인 방심은 끝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러오고 말았다.
반격을 위해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한 일본은 후반 22분 역습상황에서 한국수비라인 뒤쪽으로 빠지는 패스를 받은 아사노 다쿠마가 논스탑 슈팅으로 뛰쳐나온 골키퍼 김동준의 옆으로 빠지는 추격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일격을 맞은 한국이 미처 전열을 재정비할 여유도 갖기 전에 일본은 동점을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야마나카 료스케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야지마 신야가 날카로운 헤딩으로 연결, 한국 골문 왼쪽 상단 구석을 꿰뚫고 말았다.
단 2분 사이에 두 골을 내주면서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완전히 기세가 꺾이며 급격히 흔들렸다. 신태용 감독은 김현과 김승준을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꽤했으나 별무신통이었고 결국은 후반 36분 역전 결승골까지 내주고 말았다. 또 한 번의 일본 역습상황에서 최전방 아사노를 노린 패스를 수비수 박용우가 끊어냈으나 이를 해프라인 근처에서 나카지마 소야가 다시 논스탑으로 전방으로 보냈고 아사노가 수비수를 등지고 돌아서며 단독찬스를 만든 뒤 왼발슛으로 경기를 뒤집는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이후 필사적으로 만회골 사냥에 나섰으나 승부는 이미 기울었고 끝내 뼈저린 역전패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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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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