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상태서 들숨-날숨 집중반복… 뇌의 회복력 키워 침착함 유지 도움
이놈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직장, 사업, 친구 관계, 학업, 인생, 진로 스트레스 등 스트레스 천국에 살고 있다. 산속에 혼자 살아도 스트레스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법. 사회 생활을 해야하는 인간에게 스트레스는 어쩌면 동반자일 지도 모른다. 암 완치 환자가 암을 친구처럼 대하기 시작한 뒤 극복했다는 사례처럼 스트레스를 피하려고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최근 스트레스를 잘 다루려면 취미생활도 좋지만 내몸의 반응을 잘 살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로리 하제 UC샌디에고 정신과학 임상 교수팀은 1월 의학저널 ‘생물심리학’(Biological Psychological)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스트레스 극복 비결은 인간의 뇌의 ‘회복력’(Resilience)에 있다는 해답을 내놓았다. 회복력은 스트레스 등 평소와 다른 외부 반응이 발생하면 신체나 감정 기관들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려는 능력이다.
극한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신체 반응이 반드시 뒤따른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등 흥분 지수가 치솟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반면 흥분 상태를 멈추지 못하는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도 있다. 연구팀은 차이점이 뇌의 회복능력에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임상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우선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군인 극한 스포츠인들과 특수부대 군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호흡량이 조절되는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 뒤 뇌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한 스캔을 실시했다. 호흡량을 점차 줄여가며 스트레스 강도를 높이자 참가자들의 뇌 한부분이 심장 박동수 증가 등 신체 반응에 따른 신호를 받고 처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뇌를 통해 흥분 반응을 보이는 신체기관에 보내지는 신호의 흐름은 반대로 매우 약하게 어어졌다. 극한 스트레스로 신체가 무의식적인 패닉 반응을 보여도 뇌가 이를 처리해 반응 강도를 낮추도록 신체에 명령한다는 것을 연구팀이 밝혀냈다.
특수 훈련된 직업인들과 비교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진행됐다. 48명의 건강한 일반인 남녀를 대상으로 우선 감정 및 신체 회복 능력을 자가 진단하게 한뒤 특수 직업인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회복 능력이 뛰어나다고 답한 참가자들은 특수 직업인들과 비슷한 뇌의 움직임이 관찰된 반면 회복력이 떨어진다고 답한 참가자들은 정반대의 현상을 보였다. 호흡량을 줄이며 스트레스 강도를 높일 수록 신체 반응을 조절하는 뇌의 움직임은 현저하게 감소한 반면 신체 흥분을 증가시키는 뇌의 활동량이 증가했다. 뇌가 신체 반응에 ‘귀 기울이지’ 못한 결과로 신체 회복 능력을 떨어뜨린 것이다.
실험을 실시한 마틴 폴러스 박사(로리엇 브레인 리서치 인스티튜트)는 “소위 똑똑하다는 사람들도 자신의 신체 반응에 무관심하면 흥분 상태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신체 반응을 감지하려면 자신의 몸과 ‘내부 의사 소통’을 개선해야 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하제 교수팀은 이에 대한 해답도 내놓았다. 하제 교수에 따르면 하루에 몇분씩이라도 집중해서 호흡하는 간단한 훈련만으로도 신체 회복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조용한 상태에서 들숨과 날숨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법이다. 주변의 일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호흡법이 익숙해지면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흥분대신 침착한 반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하제 교수의 충고다.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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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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