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기울고 있다. 서산에 걸려있는 한 해의 노을이 아름답게 느껴지기 보다 아쉽고 서글퍼, 마음속은 잎이 다 떨어져 버린 요즘의 숲속 같이 횅하다. 애들을 키우며 바쁠땐, 그 애들이 대학을 가면 자유로운 내 생활 속에 굉장한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했건만, 집을 떠난지 15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겉모습은 너무도 변했는데, 성격과 습관은 그대로 있다. 일년이라는 삶의 무대위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자연의 화려한 연출이 끝나고 난 후 조명꺼진 쓸쓸한 무대위에 남겨진듯한 연말, 삶이 거울처럼 반사되어 보인다. 인생은 고독하고 허무하고, 씁쓸하고 냉정하다.
그러나 신은 이 땅에 위대한 사랑의 선물을 보내 주셨고, 인간은 대가없이, 그 값진 사랑을 받았다. 사랑으로 인해 인간은 모든 걸 극복할 수 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유지할 수 있다. 얼마 전 감기가 심하게 걸렸었다. 목이 잠기며 앓고 있는데, 친구가 생강과 대추를 넣고 끓인 차를 가지고 와 위로를 해 주었다. “이것 마시고 빨리 나아! 아프면 모든 게 서러워” 그 사랑과 배려에 눈앞이 흐려왔다. 흐르는 눈물에 감기 바이러스가 온통 녹아 사라지고 있었다.
인간은 고독해도 함께 빛나는 노력을 기울일 때 희망이 보인다. 조그만 배려와 사랑이 서로에게 힘을 주고 살아가는 데 큰 용기와 지혜를 준다.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고 겸손히 자기의 길을 갈 때 우리의 삶은 희망이 있다. 인생은 피어올랐다 허공으로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차분히, 순간순간 정성을 다해 알차게 살면서, 다가올 시간에 희망과 기대를 건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무엇을 하든 육십초의 속도로만 다가온다. 새해에는 이웃을 배려하고 진정한 사랑을 품으며 신의 사랑을 전하는 숙련이 이어질 때 내 삶도 변하고 성숙되리라 믿는다.
<최수잔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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