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캘리포니아 총기 참사로 어수선한 미국에서 경찰이 시민을 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6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비치에서 전날 오전 경찰이 강도 용의자를 소총으로 사살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비록 면도날을 들었다고 하나 투항의사를 보인 용의자를 사살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 동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소총을 든 경관은 용의자를 향해 두 발을 발포했고, 상의를 벗은 용의자는 가슴을 움켜쥔 채 쓰러져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당시 5명의 경관이 총을 겨눈 채 용의자를 포위하고 면도날을 바닥에 내려놓으라며 투항을 권유하던 상황이었다.
숨진 용의자와 발포 경관 모두 히스패닉(스페인 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으로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마이애미 비치 경찰서와 강도 사건을 공조 수사하던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경관의 총격 살해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있다.
FBI의 발표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전 10시 26분께 은행에 들어가 자신이 폭탄을 소지하고 있으며 돈을 원한다는 쪽지를 은행 직원에게 건넸다.
은행 고객들에게 총으로 쏘겠다고 위협한 용의자는 돈을 받지도 못하고, 폭탄도 남기지 않은 채 은행을 떠났다.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은행에서 한 블록 떨어진 이발소로 들어간 용의자를 발견해 투항하라고 종용했다.
처음에 이를 거부하다가 상의를 벗고 면도날을 오른손에 든 채 이발소 바깥으로 나온 용의자는 경찰과 잠시 대치하다가 몇 발자국을 경찰 쪽으로 옮기고 나서 왼손을 경찰차 보닛에 올려놓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영상을 찍은 마셀러스 존슨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면도날을 휘저으며 경찰을 향해 소리를 질렀고, 경찰은 '무기를 내려놓아라, 우리는 당신 편이다. 당신을 도우려 한다'는 말로 용의자를 진정시키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투항을 둘러싸고 용의자와 5분간 승강이를 벌이다 결국 발포했다.
존슨은 경찰이 전기 충격기(스턴건)를 사용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대니얼 오츠 마이애미 비치 경찰서장은 발포 전 경관이 스턴건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그는 경찰의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을 최근 일선에 보급해 동영상은 확보했으나 아직 언론에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용의자가 면도날을 움켜줬다고 하나 경찰 여럿이 그를 포위했고, 용의자도 투항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미국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총격 사건 당시 동영상이 공개된 뒤 최근 경관 2명이 살인죄로 기소됐다.
지난해 시카고에서 10대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널드에게 무려 16발이나 총알을 퍼부은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 올해 4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비무장 흑인 월터 스콧을 등 뒤에서 쏴 사살한 백인 경관 마이클 슬레이저 모두 동영상 공개 후 살인죄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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