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NBC ”가족사진·신분증 노출 유감” 사과 성명

지난 4일 캘리포니아 주 레드랜드에 있는 LA 동부 총격사건 용의자들이 살던 집에 언론사 취재진들이 들어가 집안 곳곳은 물론 개인정보가 수록된 문서들을 촬영하는 모습(AP)
미국 방송사들이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도 총격사건 용의자들이 살던 집 내부를 최근 여과없이 마구잡이로 보도한데 대해 '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가장 거센 비난에 직면한 MSNBC방송은 5일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과잉보도를 한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MSNBC와 CNN 등 미국 언론사 취재진은 이번 총격사건의 용의자인 사이드 파룩(28)과 부인 타시핀 말리크(27)가 세들어 살던 집 안으로 들어간 뒤 파룩의 어머니 라피아 파룩의 운전면허증이나 다른 문서들의 모습 등을 비롯해 집안 내부 곳곳을 방영했다.
미국 언론사들이 용의자의 집에 들어가 집안 곳곳과 집에 있던 갖가지 물건들을 샅샅이 보도한 때는 3일 밤 연방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이 끝나고 난 뒤인 4일 오전이다.
MSNBC는 당시 자사 취재진이 "집 안으로 들어간 첫 번째 취재진은 아니었다 해도 내부 모습을 가장 먼저 방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MSNBC는 용의자와 전혀 관련이 없는 가족의 사진이나 신분증까지 여과없이 화면에 노출해 논란을 자초했다.
MSNBC를 비롯해 총격 용의자들의 집안 모습을 방영한 미국 언론들은 "집주인이 취재진을 초대했다"고 취재 경위를 설명했지만, 집주인인 도일 밀러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취재진)을 들어오도록 하지 않았지만, 내가 문을 열자 그들이 밀려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우리도 현장에 있었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있거나 민감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 결정에 따랐다"고 해명했다.
이와 달리 현장에 기자를 파견했던 폭스뉴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 "(사생활 등을 침해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다른 방송사와 달리 현장 내부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이 총격 용의자들의 집 내부를 방영한데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언론윤리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기자들이 보여주는 어떤 정보가 (해당되는 사건과)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한 '윤리 의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일은 "저널리즘이 아닌 관음증"에 가깝다고 전했다.
제인 홀 아메리칸대학의 커뮤니케이션학 조교수는 "이번과 같은 언론의 마구잡이식 보도는 지나친 보도 경쟁이 낳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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