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원들이 29일 전날 점령한 쿤두즈 도심에서 지나는 행인과 민간 자동차들을 세워 일일이 검문을 하고 있는 장면이 현지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요충 도시 쿤두즈가 탈레반에 함락된지 하루가 지났으나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탈환작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미군 완전 철수 후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대 탈레반 전투능력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29일 아침 공중폭격을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미군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아프간 정부는 특수부대 등신규 병력을 투입해 현재 쿤두즈 시내 경찰 본부와 교도소 등 일부 시설을 탈환했다고 밝혔지만 현지 주민들은 아프간 정부군이 탈환작전에 나섰다는 증거는 아무 데도 없다고 반박했다.
탈레반은 전날 새벽 수백명의 병사를 동원해 쿤두즈를 함락하고 시내 광장에 자신들의 깃발을 내건 뒤 교도소에서 600여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다.
오히려 현지 소식통들은 이날 밤 탈레반 병력이 시 외곽의 공항에 집결하려는 정부군을 압박하기 위해 공항 쪽으로 진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도시 전체를장악한 것은 지난 2001년 미국 주도공격으로 정권을 뺏긴 지 14년 만으로, 집권 1년을 맞은 아슈라프 가니정권에 큰 충격을 줬다.
현지 쿤두즈 정부 관계자들과 지역 원로들은 외부와의 통신을 통해 아직 약속된 정부군의 집결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관계자들은 아프간 정부군의 일부가 공항에 도착하고는 있지만 예정됐던 대규모 병력은 탈레반의 매복과 도로변 폭발물 매설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쿤두즈 탈환작전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자체 방어능력을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빠른 시일 내에 정부군의 쿤두즈 탈환작전이 성공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탈레반의 쿤두즈 지역 진출 이후 자동차 딜러와 식품점 등 곳곳이 상점들이 약탈 당했으며 지역 은행이 폭파됐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화를 통해 외부로 전했다. 특히 탈레반은 쿤두즈 지역 자체 방어 민병대 무기고를 습격해 무장을 강화하는 한편 도심 은행들에서 다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이날 아침 쿤두즈 내 일부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 공군 대변인 브라이언 트리버스 대령은 지난 24시간 이내에 아프간 정부군과 연합군을 방어하기 위한 한 차례 공습이 감행됐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연합군이 탈환작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현재 미군 등 연합군은 쿤두즈 지역의 정부군 훈련지원 업무를 맡아왔으나 이번 탈환작전에는 나서지 않은 채 후방지원 업무만 맡게 될 것으로 현지 관리들은 전망했다.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