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실 ‘나의 숲’
살면서 한두 번쯤 사람들은
대양이라도 헤엄쳐 갈만큼 누군가를 사랑하지.
사랑에 빠지지 않은 모든 이들을 불쌍히 여기며
멋지게 팔을 저어 그녀에게로 다가갈 때면
“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친구들은 의아해하지.
그러나 장애물은 오직, 저 푸른 태평양 뿐-
당신의 태양이 지는 그곳.
아침이 오면 그녀는 옷을 입지
새벽이 저 멀리까지 열리면
당신의 도시에 노래 소리 크게 퍼지고
그녀는 블라인드를 두르고 화장을 지우지.
당신이 만일 개츠비라면 타스매니안 해안에
맨션을 짓고 그녀를 유혹하기 위한
파티를 열겠지. 비록 개츠비는 아니지만
이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그녀 없이 산다는 일 뿐이라서, 그래서
당신은 헤엄을 치지
/ Douglas Goetsch (1963- )
‘뉴질랜드까지 헤엄치기’ 전문 (임혜신 옮김)
.....................................................................................................................................................
‘위대한 개츠비’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새벽이 오면 화장을 지우는 그녀는 밤새도록 파티를 즐기고 난 데이지이다. 데이지가 그토록 사랑할만한 여자인가 아닌가에 대해 사람들은 논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의 관점은 사랑이지 데이지가 아니다. 이 시의 관점도 그렇다. 사랑이란 거대한 대양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형광빛 작은 생명이 산다는 타스매니안 해안을 향해 천의 위험을 숨긴 사랑의 바다를 헤엄쳐가고 있는 그들, 그녀 없이 살 수 없는 무모하고도 용감한 개츠비들을 위한 짧은 헌사일 뿐인 것이다.
<임혜신/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