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밸리의 일몰’ 조이스 리
송어를 찐다
다진 생강과 두 줄의 파, 그리고 참기름.
점심은 밥과 송어찜이다.
남동생, 여동생,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먹을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가장 맛있는 머리 부분을
손가락으로 능숙하게 잡고 드실 것이다.
몇 주 전 아버지께서 그러셨듯이,
그리고 아버지는 눈을 감으셨다
아버지보다 더 늙은
소나무들 사이로 구부러진,
지나는 이 하나 없고, 텅 비어
홀로 외로운
눈 덮인 길처럼
/ 리영리 (1957- ) ‘식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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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뚱의 주치의였던 아버지를 따라 망명의 수난 끝에 미국으로 정착한 리영리는 어머니 쪽으로 원세계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그는 가족 간의 사랑을 근저로 하여 서정과 예지를 겸비한 명상적 시세계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 생사를 넘어서 계속되는 가족의 사랑을 그린 이 시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는 식탁은 쓸쓸하지만 여전히 사랑으로 풍요하다. 가족과 함께 송어를 맛나게 드시는 어머니는 울고 있는 어머니보다 아름답지 않은가. 이별을 넘어서 갈 수 있을 때, 사랑은 끝나지 않는 것이란 생각에 잠긴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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