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인 도널드 트럼프(69)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계 이민자 비하, ‘전쟁영웅’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 조롱 등 잇단 막말 퍼레이드로 거센 논란을 일으키면서 초반 대선판을 뒤흔드는 가운데, 당내 경선 경쟁자들이 원색적인 발언까지 쏟아내며 그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트럼프를 ‘암’(cancer)에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2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이즘’(Trump-ism)이라는 암에 맞서 보수주의를 지켜야 한다. 여러분이 수요일(22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내 행사에 동참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페리 주지사는 22일 유세에서 트럼프를 강도 높게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지난주 "트럼프이즘은 유해한 선동과 헛소리로 똘똘 뭉친 것"이라고 일갈했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멍청이’(jackass)라고 꼬집었다.

그는 CNN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매케인 의원에 대해 한 말은 아주 공격적인 것"이라면서 "우리 공화당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 할 시점에 트럼프는 (막말로) 멍청이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화가 난다. 트럼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으며 이것이 그에게는 종말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18일 아이오와 주 디모인 행사에서 "매케인은 전쟁영웅이 아니다. 포로로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라는 것인데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공화당 잠룡들과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주요 언론, 매케인 의원의 가족들도 일제히 ‘매케인 때리기’에 나섰다.

매케인 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은 같은 날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공직에 있었는데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내가 들어 본 것 중 가장 역겨운 것"이라면서 "이는 단순히 내 아버지에 대한 공격을 넘어 모든 참전군인과 전쟁포로에 대한 공격"이라고 성토했다.

이처럼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지만,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파죽지세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16∼19일·1천2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해, 2위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13%)를 두자릿수 차로 앞섰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12%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