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라이브’
여름밤 내내 팔거천변 돌고 또 돌았습니다. 아직 물고기 펄떡이는 물 속 물새알 낳기도 하는 풀숲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어 십 수년째 오르지 않는 집값 펴지기를 깨금발로 기다리지만 대학병원 들어서면 3호선 개통되면 국우터널 무료화 되면 하는 황소개구리 울음 텅텅 울리는 탁상행정 뿐입니다
풀숲에서 주운 새들의 알 희고 딱딱한 것들 날마다 수성구를 향하여 샷을 날려 보내지만 죽은 알들은 금호강을 건너지 못하고 팔달교 교각 맞고 튕겨져 나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강을 건너지 못하면 저 물새들 살얼음 낀 물속에서 언 발 교대로 들어 올렸다 내릴 텐데
환하게 타오르던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의 불빛 온기는 어디까지 번져 갈 것인지요
물새들의 울음소리 팔거천 가득 울려 퍼지는 날 낮달 같은 새댁들 강변 가득 붉은 나팔 불며 여덟 갈래 꿈꾸며 비상 하겠지요.
/ 윤순희 (경상일보 신춘문예) ‘팔거천 연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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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거천이라는 하천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소시민의 꿈과 애환이 눈앞에 그려진다. 하천엔 아직 물고기와 물새가 살고 들꽃이 핀다. 하지만 현실은 불투명한 탁상행정에 짓밟히며 내일을 약속받지 못한다. 살얼음 속에 시린 발을 들었다 놓은 새들처럼 서민들의 일상은 고단하고 미래는 긍정적이지 않다. 정월대보름 불놀이의 이미지와 섞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꿈, 그 꿈이 스러지지 않는 한 팔거천에도, 우리 사는 지구마을에도 희망은 있으리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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