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사태 등 여러 요인 복합 작용…1,160원대까지 갈 수도
원/달러 환율이 최근 꾸준히 올라 16일 장중 한때 2년 만에 최고치인 1,150원대를 돌파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매매기준율)는 달러당 1,149.2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2.0원 급등한 1,142.6원으로 거래가 종료돼 종가 기준으로 2013년 7월 8일(1,152.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15일 1원 상승한 뒤 이날 또다시 5.6원 오른 채 거래가 끝났다.
이로써 종가 기준으로 사흘 연속으로 2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날 오후 장중 한때 1,150.4원까지 올라 역시 2년 만에 처음으로 1,15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하는 것은 그리스 사태 등 국제경제 상황과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이라는 이슈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그리스발 리스크와 중국 증시의 폭락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고, 국내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늘어났다"며 "이런 대내외 요건이 원화 약세가 본격화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13일 그리스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이는 오히려 위험통화 회피 심리를 약화시키기보다는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됐다.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외환시장에서 해석됐기 때문이다.
외환선물 정경팔 시장분석팀장은 "일반적으로 따지자면 그리스 사태의 해결이 위험통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번에는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겹친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사태가 악화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 걸림돌이 사라졌으니 오히려 달러 강세의 호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사태가 해결돼도, 악화돼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던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중국 증시의 불안은 계속 이어지고, 수출업체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은 휴가철을 맞아 뜸해진 탓에 달러 강세를 누그러뜨릴 요인은 크지 않아 원/달러 환율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반대로 엔/달러 환율은 그리스나 중국발 이슈에 따라 하락 압력을 받기도 하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엔저현상 심화 탓에 890원대 중반까지 내려가 등락하던 원/엔 재정환율은 현재 920원대로 훌쩍 올라섰다.
16일 오후 3시 1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7.72원을 기록했다.
정 팀장은 "기술적으로 봤을 때 지금 추세라면 원/달러 환율은 최고 1,163원까지도 올라갈 여력이 있다고 본다"며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올 9월께라고 가정한다면 한 차례 조정 시기를 거쳤다가 금리인상이 임박하면 다시 상승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약세 추세는 오랜 기간에 걸쳐 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수출 업체들입장에선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구체화하면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수출에 도움을 주지만, 수입물가를 올리는 측면도 있다"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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