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강 기적 이끌어낸 ‘A4 멘탈 코칭’
▶ 스포츠심리학교수 윤영길 코치 작품
스페인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숙소내 엘리베이터에 붙은 격려 문구. <연합>
윤덕여호가 사상 첫 월드컵 승리와 16강 진출의 기적을 이뤄낸 밑바탕에는 코칭스태프의 ‘A4 멘탈 코칭’이 있었다.
지난 17일 스페인과의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앞둔 태극낭자들의 시선은 숙소엘리베이터 앞 벽에 붙은 A4용지 한장에 집중됐다. 그 종이에는 “스페인애들 급해. 그래서 시작하면 서두를거야. 차분하게 기다려, 그리고 악착같이 뛰면 기회가 생길 거야”라는 문구가 프린트돼 있었다.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에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다잡았던 승리를 놓친 태극낭자들의 가슴이 무거운 상태였다. 한국은 최종전에서 스페인을 반드시 꺾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태극낭자들은 바로 이 용지에 적힌 주문 대로 스페인전에 임했고 끝내 2-1 역전승을일구며 기어이 기적을 썼다.
전반전 수세에 몰린 끝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리며 기회를 엿봤고 악착같이 뛴 후반전 조소현의 헤딩 동점골과 김수연의 ‘슈터링’ 역전골이 터졌다.
코스타리카전 직후 분위기가 크게가라앉아 있을 때에도 ‘A4 멘탈 코칭’이 힘을 발휘했다. “왜 그래? 월드컵 끝났어? 스페인 이기면 조 2위다!”라는 문구를 보며 태극낭자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이 A4 멘탈 코칭은 윤영길 대표팀 멘탈 코치의 작품이다. 한국체육대학 스포츠심리학과 교수인 그는 지난해 베트남 여자 아시안컵 때부터 여자대표팀과 연을 맺었고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예선을 겸했던 베트남 아시안컵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동메달)에서 그의 심리 지도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A4용지에 문구를 정하는 과정은 그때그때 다르다. 윤덕여 감독을 비롯한 다른 코칭스태프와 상의하기도 하지만 윤 코치가 스스로 결정해 붙이기도 한다. 윤 감독의 신임이 두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스페인전을 앞두고 써붙인 문구는 윤 감독과 상의해 정했다고 한다.
스페인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뒤에는 멘탈 코칭은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의 마음이 한껏 들떠있다 보니 자칫 다음 경기 준비에 소홀해질 것을 대비한 것이다.
스페인전을 마치고 오타와 숙소에 도착한 선수들은 이번에는 “아직 아니야. 16강에서 끝낼 건 아니잖아. 차분히 준비해 프랑스”라는 문구를 마주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며 언제 또 월드컵 16강전이라는 기회가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만큼 이 순간 들뜨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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