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장 ‘조수아 트리’
‘천사 사전‘이라는 책
지난 50년 동안 아무도 열지 않았다는 걸
알겠다. 책을 열자 표지는 삐꺽거리고
책장들은 부서지던 그 책 속에서
나는 알았다, 한 때 천사는
파리의 종류만큼이나
많았었다는 것을.
두 팔을 저어 쫒아내야 할 만큼
저물녘의 하늘을
천사들로 가득 찼었다는 것을
이제 태양이 커다란 유리창에 빛나는
도서관은 조용하다
천사와 신은 닫힌 책 속의 어둠으로
숨어들었다,
가장 큰 비밀은 미스 존스가
날마다 순시하고 다니는 책장에 있다.
키가 아주 커서
귀를 기울이듯 머리를 약간 숙인 그녀
책들은 속삭인다, 나는 들을 수 없지만
미스 존스는 듣고 있다.
/ 차알스 시믹 (1938- ) ‘도서관에서’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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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여행 중에 들렀던 카운티 도서관에 나이 지긋한 사서 한 분만이 앉아 계셨던 기억이 있다. 밝은 햇살이 드는 아름다운 도서관이었지만 텅 빈 분위기는 어딘가 으스스했었다. 시인은 우리를 떠난 지 오래된 고유명사로서의 천사들을 텅 빈 도서관의 케케묵은 책 속에서 만난다. 더 이상 천사에는 관심이 없어진 듯 보이는 이 시대는 진정 신과의 소통을 끊은 시대인가. 그렇다손 두려워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말자. 새 인류는 자신들의 새 천사를 필시 찾아낼 것이니까.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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