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걸프협력위 6개국 초청
▶ 살만 국왕 불참선언 노골적 불만 표시
존 케리(왼쪽) 미 국무장관이 7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리야드 왕궁에서 살만 국왕과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초청을 거부하면서 양국의 외교갈등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중동지역에 급격한 세력 확장에 나서는 이란 견제를 위해 사우디와의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를 자청하는 이란은 시아파가 집권하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이어 예멘에까지 세력을 확장하면서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이란의 세 확장에 미국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이렇다할 대안을 내지 못해 사우디의 불만만 사왔다.
급기야 사우디 국왕은 오바마 대통령의 ‘걸프협력위원회’(GCC) 6개국 정상 초청, 캠프 데이비스 회담에 불참을 선언하며 미국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오바마는 이번 회담에서 이란의 핵 포기를 전제로 단계적 경제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핵협상 조약에 설명하고 이들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우디에 이어 바레인 국왕도 지난 10일 오바마 초청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혀 오바마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GCC는 사우디를 포함해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6개국이다.
사우디는 가장 큰 견제세력이었던 이라크의 수니파 후세인 정권 붕괴의 틈을 노려 시아파 연대에 나서고 있는 이란에 불안감을 느끼고있다.
이런 가운데 믿었던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을 타결하면서 경제제재 해제를 들고 나오자 중동권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우디가 이란의 지원을 받은 예맨 시아파 반군에 대한 공중폭격을 시작으로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도 미국에 대한 반발을 표시한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의 아사드 시아파 정권에 대해서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양국의 갈등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일부 걸프국가들은 미국과 GCC가 한미일 동맹과 유사한 상호방위 조약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이스라엘과의 혈맹관계를 우려한 연방 의회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는 이란 군사력에 맞설 수 있는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 첨단 감시장비와 함께 최신예 F-35 전투기 판매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 의회는 맹방인 이스라엘이 사우디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보다 우세한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들 장비의 걸프국 판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7일 존 케리 국무장관을 리아드로 급파해 살만 국왕과 이번 캠프 데이비스 회담 의제를 논의했고 GCC 외무장관들과도 파리에서 만나 GCC 국가들에게 준 나토 회원국 자격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걸프국 달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우디 국왕이 회담에 참석할 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미국 관리들은 살만 국왕이 오바마 초청에 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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