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는 인신매매”전쟁범죄 사과 끝내 회피
▶ 한인 시위대 피해 하버드 뒷문 입장
27일 하버드대 강연 후 워싱턴 DC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링컨 기념관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
미국 공식 방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인식은 ‘역시나’였다. 첫 공식 일정으로 27일 하버드대 강연에 나선 그의 입에서 ‘사과’나 ‘사죄’라는 말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미국 내 한인사회는 물론 연방 의회와 언론, 학계에 이르기까지 과거 전쟁범죄와 위안부 인권유린 등 잔학행위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하라는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태도변화가 엿보이지 않고 있다.
■하버드 강연서 회피성 답변
방미 이틀째인 이날 오전 하버드대 학생들과 만난 아베 총리는 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라고 표현하고 “개인적으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하버드대학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열린 강연에서 군 위안부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한 답변이다.
이는 한 달 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밝힌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설명할 수 없는 피해를 봤다”며 “이런 차원에서 내 입장은 이전 총리들과 다르지 않으며, 나 역시 여러 번에 걸쳐 고노 담화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고노 담화의 취지대로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한다는 의미는 전혀 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실을 정면으로 직시하기는커녕 사안의 본질을 교묘히 흐리려는 ‘물 타기’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인들 항의시위에 뒷문 입장
아베 총리가 하버드대에서 강연하는 동안 건물 밖에서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한인 학생들 및 다른 아시아계 학생 등 150여명은 아베 총리가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해 아베 총리의 과거사 부정을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건물 입구 바로 앞에는 ‘20만명이 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이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아베는 역사부정을 중단하고 지금 당장 명백하고 분명하게 사과하라’는 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용수 할머니는 불편한 몸에도 휠체어에 앉아 ‘나는 일본군 성노예의 생존자다’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아베 총리의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을 규탄했다.
이 할머니는 기다리던 아베 총리가 정문이 아니라 뒷문으로 들어가 만날 수 없게 되자 “한 나라의 총리가 떳떳하다면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야지…”라면서 “죄를 지은 사람이라 한 나라의 총리답게 떳떳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뒤로 돌아 몰래 들어가느냐. 아베는 뭐가 그리 무서우냐”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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