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회 학살 인정
▶ 교황도 공식 규정... 터키 대사소환 반발
오는 24일 100주기를 맞는 아르메니아인 학살사건을 놓고 벌어진 터키와 아르메니아 간 충돌이 이슬람교와 기독교 간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때인 1915년 4월24일부터 시작된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강제 이주 사건을 서구에서 ‘집단학살’(genocide)로 인정하자 이슬람권인 터키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유럽 의회가 지난 15일 터키에 집단학살을 인정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두고 이슬람교를 차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유럽 의회가 평화에 이바지하기를 원했다면 특정 종교나 민족에 증오심을 유발하는 결정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 학살은 지금까지 오스만제국의 후신인 터키와 아르메니아가 역사적 해석을 놓고 다투고 있어 국경을 맞대고도 국교가 단절됐다.
아르메니아는 1915~18년에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을 집단학살했다고 주장하며 터키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해 왔다. 반면 터키는 전시에 불가피한 사건이고 사망자도 30만명 정도라며 집단학살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학살에 앞서 1894년에도 오스만제국의 영토인 아나돌루(현재 터키)에 거주하던 무슬림과 기독교도(아르메니아 정교회)인 아르메니아인 간 유혈충돌로 아르메니아인 2만여명이 숨진 바 있다.
아르메니아는 301년 당시 아사시드 왕조가 기독교를 국교로 정해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 국가로 오스만제국의 지배 아래서 무슬림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아르메니아는 100주기인 24일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집단학살인정을 촉구하는 외교적 노력을강화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세르즈사르키샨 대통령은 아르메니아 정교회 총대주교 등과 지난 12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아르메니아 대학살 100주기 기념미사에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은 이 미사에서 “20세기 최초의 집단학살로 여겨지는 첫 번째 비극은 아르메니아인들에게 닥쳤다"며 집단학살로 규정했다.
이에 터키 정부는 바티칸 주재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교황을 비판했으며, 터키 이슬람교 최고기구인 종교청은 아르메니아가 바티칸에 로비했다고 비난했다.
아르메니아와 영토분쟁을 벌이는 이슬람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도 전날 성명에서 유럽 의회의 결의안 채택은 공정하지 않고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또 유럽과 서구가 주도하는 국제기구의 반이슬람 입장이 반영됐다며 1915년 사건 당시 아르메니아 무장 세력들이 오스만군을 공격했고 민간인 다수를 비인도적 방법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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