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춤을 가르치셨다고 한다
나는 그걸 전혀 몰랐다
오히려 그 반대인 줄 알았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볼룸댄스를 좋아했다
우아한 선회팔의 곡선과 멋진 발놀림,
푸른 눈의 라디오.
세상일에는 언제나 우리가 모르는 이면이 있다.
지하실에 던져진 상자들
낡은 신발과 소중한 사진들
뒤늦게 발견되는 메모들
그리고 우리는 연주할 줄 모르는 악보들 .
지난 수요일 한 여자가
왈츠 테이프를 몇 개 들고 찾아왔다
아버지에게 좋을 것이라며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춤을 추어보려 하려했다
/ 마아가렛 앳우드 (1939- ) ‘춤’ 전문 (임혜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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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한 여인을 사랑했고 그 여인에게 춤을 가르쳤고,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에 맞춰 그 여인과 춤을 추었던 멋진 아버지. 여인은 먼저 떠나가고 삼바, 탱고, 볼레로처럼 뜨거웠던 기억들은 비밀문서처럼 상자에 갇혀 다락방으로 옮겨졌다. 이제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버지. 사랑과 상실, 그리고 망각, 누구나 지나야하는 생의 길이 애틋하기만 한 것은 잊혀지지도 않은 채 사라진 기억의 저 질긴 저항 때문일 것 같다.
<임혜신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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