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기해서 덕분에 LA 를 다녀왔다. 자그마치 2박3일. 내 기준으로는 긴 여행이다. 식당도 가보고 그로서리도 가보고 호텔 로비도 앉을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한마디로 느긋한 여정 이었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Club Med.
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최고 리조트 시설을 운영하는 프랑스 회사 이름이다. 옛날에는 신문 잡지 그리고 Radio TV 등 꽤나 많은 광고를 해서 하나의 형용사 와 다름없는 역할을 했었는데 요즈음은 거의 볼 수가 없다. 아마 21세기 부와 젊음의 trending 에서 벗어난 모양이다. 어쩌면 Hotels.com 이 요즈음의 trending 인지도 모른다.
옛날의 far-out 이라는 표현이 지금의 awesome 으로 바뀌어지는 듯 하는것도 새로운 trending 인것 같이....
TV 광고에도 많은 변화가 왔다. 지금은 법으로 금지되었지만 정말 멋진 담배 광고들이 참으로 많았었다. 말보로를 구하기 위해 마일을 걸었다며 뚫어진 낡은 스니커 바닥을 책상위에 걸치고 맛있게 말보로 연기를 뿜는 모습이라던가, 담배연기 자욱한 까페 라운지에서 Virginia Slim 한 개피를 꺼내는 멋지고 날씬한 젊은 여인의 모습은 자라는 어린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나도나도 하면서 담배가게 찾아가기 충분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CigarCigarettesCigarillo이렇게 외치며 가득한 담배가 들은 목판을 걸치고 경기장 관중석을 오가는 젊은 판매원. 너도나도 이를 사는 관중들. TV 뿐만 아니라 실제로 보스턴 Red Sox 구장인 Fenway Park 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면도칼 광고도 볼만했다.
Gillette, Schick, Wilkinson Sword 아마 이렇게 3파전으로 끊임없는 광고가 재미있게 펄쳐졌던 걸로 기억된다. 덥수룩한 털보가 말끔히 수염을 깎고나면 어느새 등 뒤에서 나타난 젊은 여인의 손길이 매끈한 얼굴을 쓰다듬는다. 그 면도칼, 그 After Shave Lotion을 사고싶은 욕망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그런데 요즈음은 면도칼 광고가 거의 없는 것 같다. 남자들의 수염이 갑자기 없어진 것도 아닐터이고 오히려 인구가 늘었으니 수요도 늘었을게 분명한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수염을 덥수룩히 기르는 trending도 아니다.
아무리 머리를 짜보아도 1회용 값싼 면도칼의 등장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니 말이 1회용이지 쓰다보면 1회가 열도 되고 스물도 될 수 있다. 결국 기술 혁명이 자신들의 장사를 망치는 셈이다. 그러나 1회용 면도칼은 근본적으로 TV 광고에 어울리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옛날같이 값비싼 안전 면도 기구에 양날이 번쩍이는 면도칼을 넣고 손잡이로 이를 닫는 멋진 마초 모습이 없다. 어느 정신 나간 여자가 1불도 안되는 초라한 1회용 면도칼을 사용하는 el cheapo 사내 뒤에 기다리고 있을까 상상하면 답이 나온다.
다음주에도 또 LA 에 간다. 어쩌면 채옥이를 우연히 만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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