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즈키 때리기’ 나선 오코너 주장에도 ‘허점’
대표적인 바이올린 입문서 ‘스즈키 교본’의 첫 장에 실린 동요 ‘반짝반짝 작은 별’처럼 잔잔했던 어린이 바이올린 교육계에 정치판 같은 이전투구가 벌어졌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9일 보도했다.
발단은 미국인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 교육자인 마크 오코너가 바이올린 교육의 전설 스즈키 신이치(鈴木鎭一)의 교육법은 물론 그의 경력까지 허위라고 비난한 것이다.
오코너는 지난해 블로그에 올린 장문의 글을 시작으로 스즈키가 경력을 날조했으며 "(알려진 그의 경력은) 음악사(史)상 가장 큰 사기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지난 10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인용해 보도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정식 박사학위가 없는 스즈키가 주로 ‘스즈키 박사’로 불렸다는 점까지 오코너가 지적했음에도 INYT는 이날 그의 주요한 주장들이 증거들에 의해 힘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스즈키협회는 스즈키가 스스로 박사라고 칭한 적이 없으며 다만 다수의 제자들이 많은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스즈키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그렇게 불렀다고 반박했다.
협회 측은 오코너의 주장이 "부정확하거나 거짓"이라며 그가 자신이 쓴 교본을 팔려고 1998년 사망한 스즈키를 깎아내린다고 은연중 시사했다.
오코너는 무엇보다 스즈키가 독일의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교육자인 카를 클링거에게서 8년간 교육받고 천재 물리학자이자 바이올린이 취미였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각별한 친분을 쌓았다는 ‘경력’에 가장 큰 의문을 던졌다.
그는 클링거가 근무했던 베를린 음악 학교에 스즈키가 불합격했다는 자료를 블로그에 공개하며 "스즈키는 제대로 된 바이올린 선생으로부터 배웠던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주장은 클링거의 제자 엘리스 쉔펠트의 반박을 불렀다. 쉔펠트는 "클링거가 스즈키에 대해 말했다"며 바이올린 공장장의 아들인 스즈키를 클링거가 특별히 개인 제자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과의 친분에 관련해서 몇몇 학자들은 스즈키의 주장대로 같이 공연이나 사교 모임에 갈 정도로 친했다는 증거는 없으나 독일 베를린에서 두 사람이 만난 증거는 있다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이 자신에게 바이올린을 선물한 스즈키의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스즈키에게 건넨 적이 있다는 것이다.
오코너는 또 스즈키가 쓴 ‘사랑의 양육’(Nurtured by love)의 구판 표지에 세계적인 첼로 연주자 파블로 카잘스가 공연에 찾아왔다고 스즈키 스스로 언급한 기사를 실어 카잘스가 ‘스즈키 교육법’을 지지한 것처럼 잘못된 암시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스즈키가 자신의 교육법을 서구에 팔고자 카잘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부 만든 것이 아닐까"라며 왜 카잘스와 찍은 사진에 스즈키 얼굴이 가렸는지, 공연이 실제 이뤄졌다면 이를 녹음한 테이프는 왜 없는지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국제스즈키협회는 카잘스와 스즈키가 함께 있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진을 새로 공개했으며 스즈키의 전기를 쓴 로이스 셰퍼드는 당시 공연에서 카잘스가 한 연설의 녹음을 공개했다.
이렇듯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데 대해 한 바이올린 교사는 스즈키 교육법과 오코너의 교육법 모두에 찬사를 보내며 "오코너의 주장이 완전히 맞든, 혹은 전부 틀리든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