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을 사망케 한 백인 경관에 대한 뉴욕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뉴욕 맨해턴의 애플스토어에 들어가 누워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주리주 퍼거슨 소요 사태에 이어 흑인을 체포 중 숨지게 한 백인 경찰에 대한 뉴욕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또 다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활화산처럼 일어나고 있는 시위는 백인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따른 흑인 남성의 사망에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 하반기에만 경찰에 의해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6건이나 발생하면서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과 이에 연루된 경관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에 대한 흑인사회의 분노가 반영돼 있다.
특히 시위대에는 백인들까지 가세해 정부를 향해 흑백차별 철폐와 경찰 훈련법 개선, 사법 시스템 개혁 등을 외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올 하반기에만 6건
올 들어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은 지난 7월 이후 하반기에만 지금까지 6건이나 발생했다. 매달 한 건 꼴인 셈이다.
지난 8월9일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건으로 소요사태가 두 차례나 발생하면서 이 사건이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이보다 앞서 이번에 뉴욕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다시 불거진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의 흑인 에릭 가너(43) 사망사건이 7월17일에 발생했었다.
또 퍼거슨의 브라운 사망 사건 이틀 뒤인 8월11일에는 남가주의 사우스LA에서 LA경찰국(LAPD) 소속 경찰로부터 ‘수색을 위한 정지명령’을 받은 흑인 청년 이젤 포드(24)가 역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어 10월8일에는 퍼거슨 인근 세인트루이스에서 또 다시 흑인 청소년 본더릭 마이어스(18)가 경찰 총격에 숨졌다. 이밖에 11월22일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장난감 총을 가지고 있던 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12)가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고, 지난 12월2일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마약 용의자 흑인 루메인 브리스번(34)도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지나친 무력 사용 문제
이와 관련 연방 법무부는 12세 소년 총격 사망으로 문제가 됐던 클리블랜드 경찰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지나친 무력 사용이 만연해 있었다고 미 법무부가 지적하고 나섰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지난 4일 클리블랜드 경찰에 대한 조사 보고서는 “총기 같은 살상 무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맨주먹에서 테이저 건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무력을 보복 목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자주 발견됐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2년 11월 비무장 차량 도주 용의자 2명에게 경찰이 무려 137발을 사격해 용의자들을 살해한 사건과, 2011년 1월 용의자가 땅에 넘어지고 수갑을 찬 상태였음에도 한 경관이 용의자의 머리를 발로 걷어찬 일 등을 들었다.
법무부 보고서는 클리블랜드 경찰들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해 개인적 문제가 아닌 “부실하고 위험한 전술” 때문이었다며 “경관들이 적절한 지휘나 감독,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사후에도 무력 사용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사회 분열 우려
퍼거슨 사태를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이 경찰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흑인 인권운동가들은 퍼거슨과 뉴욕 사태가 이어지면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대대적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흑인 인권운동가 20여명은 알 샤프턴 목사가 이끄는 단체에서 모임을 갖고 뉴욕 대배심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뉴욕 경찰노조는 가너를 목조르기로 제압한 백인 경찰관 대니얼 판탈레오의 대응은 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패트릭 린치 노조위원장은 “그는 경찰관에게 기대되는 대로 (행동)한 모델”이라고 감싸는 등 전혀 다른 입장을 내고 있어 미국사회 분열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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